전 세계 천주교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로마 가톨릭의 전 수장이었던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남긴 유언이 알려졌다. 그의 말의 가장 큰 핵심은 바로 “내가 잘못한 모두에게 용서를 구한다”라는 내용이었다.
역시 세계적인 종교 지도자답게 마지막 선종이라는 말로 대신하는 언어의 표현처럼 의미 있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 사회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가 분쟁과 나눔으로 큰 시련을 겪고 있기에 그의 유언 한마디가 우리에게 유의미한 말로 되새겨지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에 극심하게 진영 논리로 나뉘어 예전의 지역감정에 의한 나눔이 이제는 보수와 진보라는 말로 그리고 여야의 갈등으로 치닫는 오늘의 우리 사회 현실이다.
국제적으로는 코로나19 세계 경제는 말할 것도 없이 추락하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위기와 에너지 위기로 세계는 몸살을 앓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빈민들에게 더욱더 큰 아픔을 주고 있다.
결국 우리 사회나 국제사회의 이러한 아픔의 배경에는 욕심을 가진 통치자들의 지나친 말과 행동이 가져다주는 부작용일 것이다. 지난해 10·29 이태원 참사를 겪은 우리 사회는 국정조사 중이지만 아직도 한쪽에서는 건성으로 하고 있는 듯한 모양새가 있다.
남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인식해야 하는 오늘날 우리의 정치인들이 예전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자기방어와 인식 부재로 인하여 더욱더 큰 슬픔이 지금도 유가족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는 현재진행형일 것이다.
이런 아픔을 뒤로하고 다시 한번 “내가 잘못한 모두에게 용서를 구한다”라는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유언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교황이라는 직위 자체가 권력이라면 권력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권력에 대해 초연해지는 그의 유언에 잠시나마 고개가 숙어진다.
국제사회 역시 이런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유언을 받아들여 서로 분쟁과 갈등을 겪고 있는 전쟁을 멈추어야 한다. 현재의 전쟁 양상은 당사국들만의 문제가 아닌 주변국을 포함한 세계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잘못된 인식과 노쇠한 정치지도자의 판단 미숙으로 시대를 짊어져야 할 젊은이들이 전쟁 수행으로 죽어 나가야 한다는 것에 진정 고뇌하고 있어야 한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유언만 잘 따른다면 이제 문제를 일으켰던 지도자는 진정한 마음으로 전쟁 당사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용서를 구하여야 할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미사가 끝나면 그는 베드로 성당의 지하무덤에 안치될 것이라고 한다. 그의 말이 망자의 입장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입장에서 진정으로 세계인들을 향한 자기 고백의 영원성으로 인해 2023년도에는 분쟁과 갈등 그리고 다툼이 해소되는 뜻깊은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