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세금 24억을 들여 광주.전남.북이 쓴 《전라도천년사》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한지가 한참 지났다. 문제는 전라도를 왜의 식민지라고 쓴 부분이다.
구체적인 사실은 야마토왜가 전라도를 지배했다고 쓴 것이다. 책에 나오는 구절에는 “ 왜 세력일 가능성은 이 고분들의 석곽이 일본열도, 특히 큐슈지역에서 성행한 것과 상통하고 갑옷이나 투구가 일본산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5세기대 일본열도에서는 중국 남조에 사신을 보내는 일이 많았으므로 해로 관리를 위해 파견된 사람들일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전라도천년사》 4권 139쪽)"
야마토왜에서 중국 남조에 사신을 보내면서 그 해로 관리를 위해서 전라도에 왜인들을 파견해서 지배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내용들을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전남북도민들과 광주시민은 물론 전 국민이 경악했고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 이해하려면 현재 한국 역사학계의 뿌리를 알아야 한다. 한국은 대학 및 역사관련 국가기관에 자리잡은 역사학자들과 자국사를 사랑하는 일반 국민들 관계가 적대적인 유일한 국가이다.
《전라도천년사》를 관통하는 큰 줄기는 ‘백제 죽이기’다. 백제는 대륙·반도·열도를 아울렀던 대제국인데 《전라도천년사》는 대제국은커녕 530년까지 전라도도 차지하지 못한 지방정권으로 크게 축소했다.
백제에서 야마토왜에 하사한 칠지도에서 “후왕에게 공급할만하다”고 쓴 것처럼 야마토왜는 백제의 제후국이었다. 그리고 중국의 《양서(梁書)》는 이를 담로라고 표현하고 있다.
《전라도천년사》는 영산강 유역의 고분들을 ‘북큐수형’, ‘히고형’ 등으로 분류하면서 ‘왜계 고분’이라고 단정 짓는다.
히고형은 큐슈의 구마모토를 뜻하는데 북큐슈·히고할 것 없이 큐슈전역의 고분들은 대부분 가야계 아니면 백제계 고분들이다. 4세기에는 주로 가야계 고분이 많고 5세기에 접어들면 백제계 고분이 많아진다. 구마모토에 있는 에다 후나야마 고분은 5세기 말~6세기 초에 만든 전방후원분이다.
많은 논란이 있고 최근에는 임실군의회가 지난 18일 「전라도천년사」의 역사 왜곡 중단을 촉구했다. 임실군의회는 “「전라도천년사」의 일부 내용에 ‘임나일본부’설의 근거로 쓰인 ‘일본서기’ 기술을 차용함으로써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며 편찬사업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역사 왜곡이라는 오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학계와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의견을 수렴하여 본래의 취지인 전라도 정명(定名) 천년을 기념하는 올바른 역사서를 발간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한, “식민사관에 입각한 서술은 역사를 사랑하는 국민의 정서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행위로 미래세대를 위한 역사 주권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고증과 비판, 공개 토론을 거쳐 서술되어야 한다”며, 「전라도천년사」 편찬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백제의 눈으로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될 것들을 ‘기내 야마토왜 중심사관’이란 일본 극우파의 정치선전으로 보니 전라도를 왜의 식민지로 그려놓은 것이다. 결국 《전라도천년사》는 고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관점 자체가 왜인들의 시각으로 쓰여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