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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의 비대위원장

정당은 왜 존재하는가? 교과적인 답은 바로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정치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정권을 잡는 것이 목적이다. 봉건시대에는 왕이 있었고 신하들이 적절하게 붕당을 통해서 자신들의 정치적인 입지를 살렸다.

민주 공화정 시대에는 최고통치자가 어느 한 곳의 정당에 소속되어 해당 정당을 여당이라고 하고 다른 정당을 야당이라고 한다. 대통령제의 국가에서는 대통령이 소속 정당에 일원이 되어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다.

내각책임제의 총리나 수상은 해당 정권의 향배가 여당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과반수가 초과되었을 때 안정적인 의식으로 인해 권한을 행사한다. 하지만 연립정부 등으로 이합집산이 되면 그것도 권한 행사가 매우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정치적인 구조이다.

우리나라 정당의 역사는 과거 봉건시대의 붕당을 제외하고 공화국 시대의 가치를 말하면서 1948년도의 정부수립 전후로 공식적인 정당이 정치에 참여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각 정당은 정권이 바뀌면서 서로 여당과 야당을 번갈아 가면서 정치에 참여해 왔다.

그런데 최근 현대정치에 있어 정당의 최고 책임자가 통치자의 구도에서 벗어나 정당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우리나라의 대통령제하에서는 이제 정당의 당무에 대통령이 개입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문제는 책임정치를 수행하면서 국회가 대통령을 뒷받침하지 않으면 국정 수행이 매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소야대의 국회에서 대통령은 사실상 국정 수행에 있어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최근 국힘당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표가 그 직을 사퇴하면서 내부 회의에서 매번 사용해 왔던 비대위라는 명칭이 또다시 전면에 등장하게 되었다. 요 몇 년 사이에 각 정당의 비대위가 생겼다가 사라지는 반복을 겪다 보니 비정상적인 정당의 운영이 매우 염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국힘당은 내부 결론으로 한동훈 현 법무부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능력과 정치력은 차치하더라도 너무 자주 있는 정당의 비대위가 국민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정당이 비대위를 세우는 목적은 당연하게 차기 총선에서 신선한 바람으로 정당 비상대책위의 전권을 주어 국민에게 참신한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이다. 무엇이 참신하게 보이는 의도인지 짐작은 가지만 각 정당의 비대위가 너무 자주 존재하다 보니 국민의 눈으로는 약간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야당 역시 일부 비명계에서 비대위를 요구하는 것 같다. 정말 이재명 대표가 사퇴하고 비대위를 조직한다면 그야말로 여야 구분 없이 비대위 간의 대결 구도가 펼쳐지는 전무후무한 일이 펼쳐진다.

정상적인 정당의 운영을 뒤로 하고 비대위 구성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들 나름대로 국민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절대 필요한 조직이라고 인식한다. 내년 총선을 대비한 비대위라고 하지만 언제까지 우리 사회의 정당사에 이러한 불균형의 조직이 있어야 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내년 4월 총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각 정당의 입장을 보면서 비대위와 그 비대위의 위원장에 대한 인물이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몹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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