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의 국책사업인 새만금에 대한 국가 예산이 삭감되었다가 막판에 국회 의결 과정에서 3,000억 원 정도가 증액되었는데 이는 공공성을 기반으로 하는 예산일 뿐이다.
그런데 새만금개발청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지난해 5월 현 정부 출범 이후 새만금 민간투자 10조원 달성을 축하하는 ‘새만금 국가산단 투자유치 10조 달성 기념행사’를 열었다.
공공성 있는 국가 예산은 삭감되었지만 민간 분야에서는 투자유치가 10조원을 달성한 것이다. 2013년 9월 새만금개발청 개청 이후 9년 동안의 6.7배(1.5조)를 초과하는 실적으로 그동안 투자유치에 대한 새만금청의 노력이 평가받았다고 분석했다.
사실 새만금개발청은 전북지역의 국책사업에 대한 국가기관으로 설치된 아주 특수한 형태의 지원기관이다. 그런데도 10조원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공장 건설과 가동, 고용 증대 등 내실 있는 후속 성과로 이어갈 전망이다.
이는 새만금이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날 10조원 달성 기념행사에서 미래커롱에너지㈜의 ‘양극재용 전구체 및 황산니켈’ 생산시설 건립과 백광산업㈜의 ‘이차전지용 전구체 소재 및 반도체 소재’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식도 함께 진행됐다.
미래커롱에너지㈜는 미래나노텍㈜과 중국 커롱뉴에너지가 공동 설립한 회사로, 19만㎡ 부지에 내년 1분기 중에 착공, 총 8천억원을 투자하고 6백50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백광산업㈜은 10만㎡ 부지에 내년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가 국내 전해질염 기업에 삼염화인과 오염화인 10만 톤을 공급하고 전구체 소재와 반도체 소재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사실 지금까지는 삼염화인과 오염화인을 중국에서 전량 수입해 왔으나 이번 투자로 수입량의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해 오던 반도체 공정 핵심 가스인 삼염화붕소도 국산화할 전망이다.
결국 새만금이 이차전지 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원스톱 기업지원과 규제혁신 및 투자인센티브 확대 등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이다.
신산업의 중심 새만금을 미래나노텍그룹의 이차전지 핵심사업 주요 거점으로 삼아 해외에 집중되어 있던 전구체 사업을 선도하고 국가 미래전략산업의 핵심소재인 전구체 분야에서 K-배터리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정부의 새만금 SOC에 관한 각종 예산에 비해 민간투자가 이렇게 활성화되는 것은 매우 간단한 이유이다. 새만금의 배후와 입지가 매우 좋은 지역일 뿐 아니라 각종 인프라 구축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 전북지역이라는 한계설정의 새만금을 악용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새만금 사업은 국책사업이다. 정치적 영향에서 벗어나 정권의 향배가 아닌 국민의 생각과 전북도의 가치에 따라서 새만금의 산업적 역량이 무한 증대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이번에 민간투자 10조원 달성이 말해주는 기준이다. 아직도 새만금은 미래세대에 물려줄 국가 자산이다. 결코 전북도민들만이 가질 수 있는 산업의 명맥이 아닌 우리나라 국가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새만금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