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갑진년 새해가 되면서 갑자기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단체를 비롯하여 국가직 등 선출직이 중요한 민주사회의 중심인데 요즈음은 선출직이 아닌 자들이 우리 사회의 중심인 양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능력이 없어도 실력이 없어도 민주사회의 구성원들이 선출해준 권력은 정말 특별한 사유가 없이는 임기 동안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탄핵이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물리적으로 이를 내보낼 수 없는 것이 바로 선출직의 권한이다.
물론 선출직임에도 본인이 더 이상의 능력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여 스스로 사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의 권한은 바로 선출된 본인이 선택할 일이다.
그런데 요즈음 선출된 자가 아닌 위에서 내리꽂는 임명직이나 스스로 자임하는듯한 비선출직들이 권력의 중심에서 요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민주 시민사회가 다시 내리막길로 향하지 않는가 하는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
정당에서는 국힘당의 비대위원장이라는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갑자기 여당인 국힘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마치 선출된 정당의 대표직처럼 행세하고 있으니 조금은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그리고 선거철이 되면 항상 그러하듯이 해당 소속의 정당에서 공천되어 당선되고 활동하다가 소속 정당에서 이후 총선에 배제될 것 같으면 바로 탈당하여 주변 정당을 기웃거리는 소위 철새 정치인이 등장한다.
이러한 철새 정치인들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예전부터 있었던 현상이다. 진보적인 입장에서 현 정부와 각을 세우던 전 민주당 소속의 이상민 의원이 탈당하고 국힘당으로 입당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 사람의 국회의원이기 별로 주요한 정치 소식이 아니지만 언론이 비중 있게 다루면서 그의 정치적인 체급을 올리는 듯한 여론몰이가 매우 짙게 나타난다.
이상민 의원이 모 언론과의 통화에서 “입당 시기와 방식은 국민의힘 뜻에 따르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국힘당 핵심 관계자도 “이 의원이 이르면 이번 주에 입당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당시 소속 정당에 대한 불만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회의원 개인의 욕망으로 정치적인 신념을 무너뜨릴 수 있는가에 의문이 든다.
예전에 부산에서 조경태 현 국힘당 의원이 과거 민주당 소속으로 있다가 당적을 변경하면서 해당 지역구에서 당선이 되었기에 작금의 이상민 의원 또한 별 이상한 일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일들로 인해 신념이라는 정신 가치에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명문이 없이 어떠한 일을 할 수 없는 작금의 현실에서 일부러 다는 신념을 찾기 위해 명분을 둘러대는 것은 이제 현실사회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워낙 정보통신 기술과 각종 여론이 집중되고 있기에 둘러대는 명분이 더 이상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전북지역 역시 이러한 철새 정치인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국회의원 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같은 정당의 소속 정치인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기에 현재 소속 정당에서 배제되면 바로 당적을 변경하는 철새 정치인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제 전북 역시 도민들은 조용히 지켜 보되 철저하게 신념을 망가뜨리는 철새 정치인들이 나타나면 이를 꼭 심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