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선거가 고작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기저기서 출마선언에 출판기념회,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알린다. 거리에는 출마자들의 대형 브로마이드가 내걸려 오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끈다. 여론조사에 꼭 좀 응답해 달라는 ‘읍소형 전화’는 패키지의 덤이다. 도내 10개 선거구는 이미 당내 경선후보가 결정된 가운데 일부 늦어도 내주 초쯤이면 그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대체로 차분한 시민들의 반응과 달리 후보자들은 물밑 수 싸움과 경쟁은 치열하다 못해 과열되고 혼탁한 이전투구의 선거전이다. 4·10 총선 후보자 경선 일정이 다가오면서 일부 선거구에서 경쟁후보 간 흑색선전·비방전이 과열되면서 고소·고발로 이어지고 있다. 특정 정당 일색인 전북에서는 경선 통과가 곧 당선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선거때마다 과열·혼탁 양상이 되풀이돼 왔다. ‘민주당 독점’이라는 지역 선거구도에서 ‘경선이 곧 본선이요 당선’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후보들이 물불을 안가리고 나선 겅선탓이다. 여기에 민주당의 후보결정 경선방식이 권리당원 50%, 일반주민 50%를 반영하는 ARS로 진행되면서 주민 갈등과 분열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경선 후유증은 선거 후에도 상당 기간 이어지면서 지역화합은 물론 지역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등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지역의 대표일꾼을 뽑는 국회의원 선거는 소통의 장,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본선도 아닌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당원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전체가 ‘불난 호떡집’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경선에서 맞붙은 예비후보들이 서로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으로 대결하기보다는 유권자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네거티브 공방에 열을 올리면서 선거문화는 좀처럼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지금은 예전과 달리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일부 후보들은 여전히 혐오와 분열, 갈등을 조장하는 저급한 후진적 선거전을 펼치면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감이 결여된 후보들이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심리에서 기인한 조급함이다. 최근 전주병 선거구의 김성주, 정동영 예비후보 간에 벌어진 고발전에 곱지 않는 시선이 쏠리고 있고 남원 임실 순창 장수 선거구의 박희승, 이환주 예비후보 간에 전개되고 있는 2명의 남원시의원에 대한 갑질 논란에도 우려가 나온다. 선거구 분구를 놓고 벌인 군산 선거구의 신영대, 김의겸 예비후보 간의 공방전도 꼴사납기는 마찬가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후보들 간의 이전투구는 화합을 저해하고 선거문화 발전을 가로막는 악습이다.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생존을 위해 지역발전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다. 이제는 선거문화를 바꿔야 한다. 당당하게 정책과 실력으로 대결하고 패하면 쿨하게 승복하는 선전적 고품격 정치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당장 이전투구를 멈추고 인물 정책 실력으로 유권자들을 파고 들어라. 물론 유권자들도 정책과 실력과 인물을 꼼꼼히 따져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후보자들의 대오각성과 유권자들의 수준 높은 안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