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와 지역경제 사이에는 흥미로운 상호작용이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도시들은 도시의 이름을 걸고 영화제를 개최해 이미지를 제고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향상시킨다. 프랑스 칸 영화제나 이태리 베니스 영화제, 일본 도쿄영화제, 부산 영화제 등이 대표적이다. 연례, 또는 격년제로 영화제가 열리면 많은 국내외 관광객과 참가자들이 해당 도시를 찾아 숙박과 식사, 교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한다. 영화제를 전후해서 도시 상점이나 레스토랑, 호텔들은 많은 수익을 올려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도시가 국제적으로 알려지면 관광객 수가 증가해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영화제는 또 도시의 낭만적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문화적 가치를 상승시켜 정체성을 강화하기도 한다. 영화제가 개최되면 교통, 통신, 숙박 시설 등이 개선되면서 지역 인프라도 발전한다. 따라서 영화제는 지역경제와 문화적인 측면에서 많은 기여를 하며 도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어제 화려한 막을 올렸다. 10일까지 이어지는 영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우리는 늘 선을 넘지((Beyond the Frame)’라는 주제로 한국소리문화전당과 전북대 삼성문화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등 5개 극장에서 펼쳐진다. 상영작은 43개국 232편에 달하며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만 82편에 이른다. 영화 상영과 함께 전시·공연·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준비됐다. 올해 영화제 개막작은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작가 중 하나인 일본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 〈새벽의 모든〉이 상영되고 폐막작은 캐나다 감독의 <맷과 마라>가 장식한다. 또 대만의 거장 감독 차이밍량의 '행자' 시리즈 특별전도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픽사 in 전주 with <인사이드 아웃 2>’ 특별행사 등 보고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전주국제영화제는 2000년 제1회를 시작으로 우리 시대 영화예술의 대안적 흐름과 독립·실험 영화의 최전선에 놓인 작품들을 소개해 왔다. 특히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는 지원·제작·배급 등 영화산업 제반 영역을 아우르는 전주국제영화제의 독자적 브랜드로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덕분에 지금은 세계적인 거장으로 성장한 봉준호·류승완 감독 등이 신인으로 전주영화제를 찾았다. 또한 국제경쟁 747편, 한국경쟁 1332편 등 경쟁작 출품도 역대 최고로 많았다. 전주영화제가 국내외적으로 그만큼 인정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전주국제영화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마냥 우호적이지 않다.
몇몇 영화인들 중심의 이너서클도 강해 ‘그들만의 잔치’라는 지적과 함께 전주라는 도시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매년 50억이 넘는 예산 투자에 비해 도시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됐냐는 지적과 함께 끊임없는 내부고발 등 갈등도 비난을 사고 있다. 25년의 연륜이 쌓인 전주국제영화제가 전주를 영화·영상 산업도시로 발전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다해야 하고 전주시민과 전북도민들이 아끼고 함께 즐기면서 성장하는 영화제로 발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