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주시민을 비롯한 전북도민들은 차를 몰고 대전 등지의 창고형 유통기업인 코스트코에 들러 쇼핑을 한 적이 있었다. 도 경계를 넘어서 쇼핑을 하고 돌아온 도민들은 물건이 다양하고 싼데다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적립된 포인트를 감안할 때 왕복 기름값을 제외하고도 이익이 된다고 주장하며 원정 쇼핑의 장점을 자랑했다. 하지만 지역의 영세 자영업자와 골목 상인들은 자금의 역외유출로 지역경제가 활력을 잃으면서 지역 상권이 고사하고 있다고 아우성을 쳤다. 요즘은 온라인 등 쇼핑의 형태가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이런 현상은 거의 사라졌다. 24시간 언제든지 쇼핑이 가능하고 집에서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세상이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더 다양한 상품을 비교하며 선택할 수 있고 오프라인보다 더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다른 구매자들의 리뷰와 평가를 통해 상품 정보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물리적 접촉의 한계로 안정성과 신뢰도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고 배송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로 아직도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계층은 많다. 이런 시대 변화 속에 글로벌 유통기업 ㈜코스트코코리아가 호남권 최초로 익산시 왕궁면 일대에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주변의 영세 자영업자들은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코스트코는 몇 년전에도 이 자리에 입점을 시도했으나 사업성 부족과 주변의 민원 등의 이유로 철수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어제 익산시청에서 코스트코 매장 신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코스트코는 ‘코스트코 홀세일’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미국의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전 세계에 8백7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코스트코코리아는 현재 전국에 18개의 코스트코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익산 입점이 호남권 첫 신규 투자라고 밝혔다. 익산시 왕궁면 일원 4만㎡ 부지에 총 사업비 8백억이 투자돼 매장이 조성되고 2백여 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창출된다. 지역에 글로벌 유통업체가 들어온다는 점은 일단 환영할 일이다. 그동안 도민들은 호남권에 코스트코 매장의 부재로 대전, 세종 등 다른 지역의 매장을 이용했으나 이번 입점을 통해 도내에서 좀 더 편리하게 국내외 물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다 신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인근지역 유동인구 유입으로 전북지역의 관광활성화 및 소비창출 등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자치도와 익산시는 ㈜코스트코코리아와 함께 입점에 따른 소상공인 보호 방안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 지역민의 우선채용과 지역의 우수제품 입점,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 등이 그것이다. 주변의 정주여건 개선과 인근지역 소비 유입,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코스트코는 지역과 함께 동반 성장할 수 있다. 착공에서 개점까지 신속하게 추진되도록 지원은 하되 주민생활 편익 증진과 유동 인구 증가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잘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