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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지방의회 진흙탕 감투싸움 안된다

이달 30일부터 시작되는 22대 국회가 원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수당이 의장이 되는 관례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예상을 깨고 6선의 우원식 의원을 의장 후보로 뽑았다. 당심과 민심 모두 추미애 당선인을 지지했는데 결과는 반대였다. 투표에 참가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당심과 민심을 따르지 않았다면 국민은 우 의원을 무섭게 감시해야 한다.
오는 7월 출범하게 될 제12대 지방의회도 요즘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후반기 의회는 202663일로 예정된 제9회 지방선거와 직결되는 만큼 차기 자치단체장을 염두에 둔 의원들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의 감투를 놓고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아무래도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주민들에게 얼굴과 이름을 알릴 기회가 많은 감투를 차지해야 유리하므로 경쟁은 전반기보다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 전북자치도의회에서는 벌써부터 8명의 의원들이 차기 단체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후반기 의장 및 상임위원장 입지자들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도내 14개 시·군의회도 경쟁이 치열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방소멸의 시대, 집행부와 더불어 지방자치의 양대 축인 지방의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지방의회는 지방자치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서, 주민 의견을 반영하고 집행부를 감시·감독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주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조례 제정 권한과 집행부의 예산을 심의, 승인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하고 집행부 행정이 효율적인지, 법규는 제대로 준수되는지 등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도 해야 한다. 자치단체장의 업무를 감시하고 필요하다면 불신임 결의안도 제출해야 하고 주민 복지와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도 설정해야 한다. 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과 행정에 반영하는 등 대표자 역할 등도 잘 해내야 지방자치가 제대로 굴러간다.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사람이 중요 자리를 맡아야 지방자치가 산다. 그런데 진흙탕 감투싸움과 나눠먹기식 관행을 떨쳐내지 못하고 파행을 자초한다면 지방자치는 실종되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간다.
특히 지방의회를 대표하면서 의회를 이끌어 가야 할 의장은 매우 중요하고 책임이 큰 자리다. 당연히 의회를 대표할 수 있는 정치력과 경륜, 인품, 그리고 추진력을 두루 갖춘 인물을 뽑아야 한다.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춘 인물이 없다면 차선책으로 가장 근접한 인물을 찾아야 한다. 개개인의 친분이나 밀실 담합, 외부 압력에 의해 의장을 선출해선 안 된다. 지역 주민들은 중앙정치권과 닮은 모습의 지방의회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동안 의회직 감투를 개인의 명예나 영달을 위한 기회로 여기는 의원들이 많았다. 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출마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감투에 욕심을 내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이런 인물이 의장이 된다면 본연의 역할은 소홀히 하면서 엉뚱한 짓만 하다 세월 보낸다.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핵심 역할을 해야 할 지방의회가 민심을 거스려 가며 진흙탕 감투싸움으로 시작하는 추태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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