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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담한 전북 이차전지 한중 합작 프로젝트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새만금산단내에 10조 이상의 투자를 약속했던 이차전지 관련, 한중 합작투자 프로젝트가 불안정한 국제정세의 영향으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불투명한 한중 관계에다 오는 11월에 치러질 미국 대선 영향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중국 견제 강화와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시행으로 국내 기업들의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여 걱정이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중국 화유코발트와 12천억원을 투입해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SK·에코프로도 지난해 중국 GEM121백억원을 투자해 연간 5만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IRA에 따라 중국 자본 비율이 25% 이상인 기업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혀 기업들의 사업 추진을 주춤하게 하고 있다.
결국 LG화학과 SK온은 새만금개발청에 이달 말까지 통보하기로 한 투자계획을 미뤘다. 당초 내년 초에 예정된 협약 시기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할지, 한중 합작으로 이어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가운데 지역에서는 사실상 투자 취소라는 말까지 나돈다. 중국 지분율을 25%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쉽사리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로서는 수익성 저하를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사업을 강행할 명분이 약하다. 여기에다 미국 대선이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 중국에 대한 강경책을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여부인데 만약에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IRA 지원이 축소 내지 폐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이달 초, '미국 대선 향방에 따른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시 한국 이차전지 주요 기업의 사업계획 재검토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중국 견제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원활한 투자 진행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상 미국 대선까지 이차전지 기업 투자 유치는 중단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이렇게 되면 해외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북의 이차전지 밸류체인 구축도 비상이다. 대기업 투자가 지연되면 중견·중소기업의 진출 역시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전북자치도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외교채널 등을 통해 중앙정부와 소통하며 대응책을 모색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새만금 산단에 들어오는 기업에 한해 특례로 지원해 줄 것도 요청해야 한다. 현재 불안정한 국제정세는 새만금만의 문제는 아니다. 투자협약을 진전시킬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하나 기다리는 것 말고 달리 뽀족한 해결책도 안보인다. 한중 합작투자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철저한 계획과 관리가 필요하다. 한중 합작투자 프로젝트는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치밀한 전략이 없다면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신뢰관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를 통해 양측의 협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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