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오늘부터 전국 병의원들의 ‘전면 휴진'과 총궐기대회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한 의협은 앞서 실시한 찬반투표에서 73.5%가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등에서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 의협은 단체행동에 앞서 집단휴진을 피하기 위해 정부에 몇 가지 요구 조건을 내걸었으나 정부는 단체행동부터 중단하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을 수사한다고 압박, 강대강 대치를 예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서울의대 교수들의 집단휴진과 의료공백 상황에 대한 정부의 무대책을 비판했다. 인의협은 일부 의대 교수들이 정부와 전공의 간 중재자 역할을 포기하고 의사 증원 반대 투쟁에 앞장서는 현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이유야 어떻든 대학병원 교수와 병의원들의 진료중단 행위는 벼랑 끝에 놓인 환자들을 죽음으로 내몬 행위다. 전북자치도는 오늘부터 의료계 집단휴진이 시작된 만큼 비상대책상황실을 운영하면서 도민들의 진료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시군과 함께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는 지난 10일 정부 방침에 따라 의료법 제59조1항에 근거해 도내 의료기관 1천2백42개소를 대상으로 집단휴진 예고일인 오늘 ‘진료명령 과 휴진신고명령’을 한 바 있다. 도의 휴진 신고 의료기관은 전체 명령 대상 의료기관의 3.5%로, 서울처럼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휴진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게시문을 부착하도록 하고 정기 처방이 필요한 만성질환자와 방문이 예상되는 내원 환자에게는 사전 진료를 받도록 유선전화를 통해 안내한다. 도내 19개 응급의료기관에서의 차질 없는 진료와, 야간, 토․일․공휴일 소아 환자를 위해 달빛어린이병원 5곳도 정상 운영된다. 소아응급환자를 위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예수병원)를 24시간 운영하는 등 필수 의료공백 방지에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 도가 환자 불편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 일단 안심이다. 하지만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보건의료재단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상황 종료시까지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지역 의사회와 지속적인 소통․협력으로 집단휴진에 빈틈없이 대응해 도민들의 의료 불편이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누구의 주장이 옳고 그르냐를 떠나 환자의 안전과 불안을 볼모로 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의사들의 집단휴진은 적절한 문제 해결 방법도 아니다. 의협이 집단휴진과 범의료계 투쟁특위 구성을 통한 총력투쟁을 전개하면서 의료공백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고 안타깝다.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즉시 철회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까지 의대 증원의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정부의 급격한 증원 방식에 부정적인 여론마저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의·정은 당장 비타협적 태도를 버리고 현실적인 해법을 깊이 고민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