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기상 패턴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으로 변화무쌍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로 인해 더 극단적인 날씨 현상이 빈번해지고 강도는 더 강해지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더 강한 태풍, 더 긴 가뭄, 더 심한 홍수 등이 자주 발생한다. 그런데 문제는 첨단과학의 집합체인 기상 당국도 지구촌의 돌발적 날씨 변화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의 대기 순환 패턴이 변하면서 특정 지역의 날씨가 크게 변할 수 있는데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이 대표적인 예라고 주장한다. 이 현상들은 전 세계적으로 강수량과 기온에 영향을 미친다. 바다 온도가 변화하면서 해양 순환이 변하고 이는 태풍과 같은 열대 저기압의 발생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켜 폭우를 몰고 온다. 이 밖에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기상 이변이 발생하는데 과학자들은 이러한 요인들을 연구하고 모니터링해 기상이변을 예측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자연 앞에 인간은 참으로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어젯밤 전북 도내 곳곳에 내린 집중 폭우로 피해가 속출했다. 10일 정오를 기준으로 완주에서 저수지 사면 유실 1건, 제방 유실 3건, 교각 유실 1건이 접수됐고 군산에서는 17건의 주택 침수 신고가 접수됐으며 군산, 익산, 진안, 고창, 부안 등 5개 시·군에서 344.1㏊의 농작물 피해가 보고됐다. 마을회관과 학교 등을 찾아 대피한 주민은 군산, 진안, 완주, 익산 등 4개 시·군의 주민 1백68명으로, 이들은 꼼짝없이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집으로 유입된 물을 바깥으로 퍼내면서 세간살이를 건져내기 바빴다.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시간당 146㎜가 내린 군산 어청도에서도 15가구 가량이 물에 잠겨 주민들이 망연자실했다고 한다. 다행히 도내 일원에 내려졌던 호우경보와 주의보는 해제됐으나 계속 내린 장맛비로 지반이 약해져 있는 만큼 산사태와 급경사지 토사 붕괴, 낙석 등 추가 피해가 우려돼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 기상 이변에 따른 호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서 사전 대처 방안을 철저하게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정기적인 재난 대비 훈련을 통해 주민들이 긴급 상황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비상식량과 물, 의약품, 손전등, 배터리 등의 비상 용품을 준비해 두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이웃과의 연락망은 사전에 정리해서 긴급 상황에서 빠르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수시로 기상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 지역사회 내에서도 협력해 재난 대비 및 대응 계획 등을 수립해서 서로 돕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이와 같은 대처 방안이 사전에 갖춰진다면 그나마 예측이 쉽지 않는 돌발성 기상 이변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속적인 대비 태세와 대응 노력이 중요하며 개인과 공동체, 지차단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사전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양 격언에 ‘예방은 치료보다 낫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