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이나 기업 등 모든 조직에서 이뤄지는 홍보업무는 성장과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활동이다. 적절한 홍보 전략을 통해 조직의 일을 외부에 알려 인지도를 높이고 이미지를 개선하고 업무추진의 동력을 얻고 시장에서의 위치를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한다. 따라서 홍보는 조직의 장점과 실적 등 긍정적인 면만 알린다는 특징에 더해서 간혹 미래의 계획 등을 실현된 것처럼 부풀려 내놓기도 한다. 전북자치도의회 김명지 의원이 임시회 첫날 5분 발언을 통해 현실과 동떨어진 전북자치도의 과도한 홍보를 지적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질소만 가득한 봉지 과자의 과대포장은 겉보기에 내용물의 양이 많은 것처럼 착시를 불러일으켜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비유를 적절하게 언급하며 전북자치도의 과도한 홍보를 비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전북자치도의 기업 유치 실적이 MOU라는 양해각서 위주로 과대포장 돼 도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언론에 제공된 각종 보도자료에는 민선 8기 3년 차에 접어든 전북자치도가 지난 2년간 역대 최대 투자 규모인 12조8천억원에 130개 기업, 1만3천6백95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뒀다고 홍보했다. 실제로 그랬다면 이는 1개 기업당 1천억의 투자와 1백명 이상을 고용했다는 의미여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언론보도는 모두 MOU라는 협약만으로 이루어진, 보기에만 그럴싸한 과대포장이다. MOU는 말 그대로 구속력이 전혀 없는 서류상의 협약이다. 협약 당사자인 기업측에서 여건이 바뀌면 언제든지 폐기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그러니 언론에 보도된 투자면적 509만㎡에 투자자본 12조8천3백94억원, 일자리 창출 1만3천6백95개 모두 협약서상에만 존재하는 숫자에 불과하다. 물론 협약서 내용대로 실행됐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실제로 투자된 면적은 62.7%인 320만㎡에 자본은 6.3%인 8천73억에 불과하고 아직 투자되지 않은 자본만 12조원 이상이다. 더욱이 일자리 창출은 더 가관이다. 협약서상의 1만3천6백95개의 일자리는 실제 4%에 불과한 5백51개에 그쳤다. 협약서상의 내용이 실제와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인다. 전체 130개 기업 중 MOU 협약은 했으나 실제 투자하지 않은 기업체 수가 42.3%를 차지해 절반 이상의 기업들의 투자가 아직도 불투명하다. 이는 대부분의 기업이 당초 협약서에서 논의된 내용과 다르게 실제로는 투자를 하지 않거나 투자를 해도 규모와 고용을 축소해 추진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원래 기관이나 기업의 홍보라는 것은 약간의 과장이, 또는 협약서 내용은 실제 현실화된 것처럼 담겨 알려진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그것도 어느 정도의 문제이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홍보는 왜곡이다. 이 같은 왜곡된 홍보는 도민들의 눈과 귀를 속여 건강한 여론 형성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기업 유치 실적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불문곡직 탓할 일은 아니나 실현되지 않은 실적을 침소봉대해서 도민들에게 착시를 주는 정보의 왜곡 현상은 마땅히 자제되어야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