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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기반산업’을 통한 인구유입 제안에 주목하자

농어촌 지역의 인구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장소기반산업’을 육성해 인구 유입을 하자는 전북연구원의 제안이 나와 눈길을 끈다.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고유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이에 걸맞는 업종을 산업화하면 지역경제가 살아나면서 인구유입을 할 수 있다. 사례를 보자. 동부 산악권인 장수에는 ‘장수트레일레이스’라는 행사가 있다. 장수에 귀촌한 청년 트레일러너가 만든 대회로, 2022년 첫 대회에 고작 150여명이 참여해 ‘그들만의 잔치’에 그쳤다. 그러나 3년 만인 올해에는 2천여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회로 성장했다. 자연스럽게 트레일러너들의 체류를 위한 트레일빌리지와 장비, 의류, 기기 등 다양한 산악레저산업이 구축되고 있어 장소기반의 체험행사가 산간오지에서 성공한 대표적 사례가 됐다.

장인들의 작품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인 ‘프롬히어’나 연안어업을 위한 선장을 육성하고 그들이 잡은 수산물을 가공해 판매하는 ‘봉선장’도 있다. 장소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사례도 있다. 지역주민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독서 체험을 제공하는 ‘책마을 해리’나 시골라이프 유튜브채널 ‘오느른’은 김제 죽산을 새로운 명소로 부각시켰다. 이러한 사례들은 모두 특정한 장소에 가야만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가 배가되는 ‘장소기반산업’을 체험과 제조, 콘텐츠 구축 등으로 활용해 성공시켰다.

그동안 기존 산업은 생산과 소비의 장소 이동성이 높을수록 발전하는 속성을 가졌고 이는 생산수단이 집적된 대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는 부작용을 파생시켰다.

대도시 인구집중과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소비의 장소 이동성을 최대한 낮춘 지역별 차별화된 장소기반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장소기반산업을 활용할 경우 새로운 로컬비즈니스를 추구하는 인구가 늘어날 수 있고 소비와 체험을 추구하는 생활인구가 유입되기 때문에 농어촌의 인구 활력을 높일 수 있다. 장소기반산업은 독창적인 생활양식을 만든 사람, 고유 의미가 깃든 공간, 창의적인 기술 결합, 지역별 차별화된 산업모델을 만들 때 경쟁력이 있다. 식품, 의류, 건축, 공예 등의 장소기반 제조와 게임, 영상, 캐릭터 등의 장소기반 콘텐츠, 그리고 관광, 치유, 축제, 레저 등 장소기반 체험산업으로 구분하면 된다. 장소기반 체험산업의 일종인 장수트레일레이스는 산악레저산업을 통해 생활인구, 중장기체류, 기업유치를 통한 인구유입이라는 장소기반산업의 좋은 성공모델이다. 

장소기반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전북만의 차별화된 장소성을 브랜드로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통합적 컨설팅 지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한 시범사업과 성공모델 구축, 장소기반산업 육성 및 지원을 위한 조례 등의 제정으로 국비 확보 마련이 선결돼야 한다. 장소기반산업의 핵심은 장소의 매력을 발굴해 혁신적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로컬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창의적 인재와 장소기반 소비, 체험을 위한 생활인구 유입은 지역인구 감소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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