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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출발을 위한 밑거름





이 석 규
<전북예총 수석부회장/  전북음악협회 회장>

 
성년이 된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새긴다. 사실상 태어나서 갖는 인생의 첫 출발과 배움을 시작하는 학교에 발걸음을 디디는 일 그리고 졸업 후 취업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향해가는 것들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더구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대통령을 비롯한 소위 선거직 공무원은 어떠하겠는가? 그 첫 출발의 마음이 몹시 궁금하다.
그런데 정치적인 행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내재하고 있는 집단의 사회성을 보면 집단을 구성하고 그 리더를 택하는 것도 민주사회에서는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절차를 밟게 된다. 특정한 개인이 운영하는 자기만의 사업이 있는 기장이 아닐 경우 단체가 모여 어떤 일을 행하는 데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회의 구성원들이 모여 선거라는 절차를 통해 그 리더를 선출하는 것이 가장 민주적인 절차이며 보편적인 행위이다.


그것이 바로 임명직보다는 선거로 선출되는 직위가 권위가 있고 여론의 향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임명직보다는 직급이 낮을지라도 선출직이 매우 촉망받으며 민주적 절차의 정당성을 가진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정치인의 경우 부정부패나 선거법 위반으로 인해 선출해준 지역주민들의 입장과는 달리 낙마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가질 수 있는 것도 민주적 절차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정치권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각종 사회단체 역시 임기제로 운영되고 그 임기제에 따라 후임 선거가 실시되는등 익히 우리사회 저변에 깔린 일반적인 인식이 바로 선거로 선출되는 각종 사회단체도 역시 민주적 절차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엊그제 전북문화의 대표자라고 할 수 있는 전북예총 회장 선거 역시 이러한 사회단체의 일환으로 선거를 실시하고 대표자를 선출하였다. 전임자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이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논리가 있고 따라서 새로운 출발을 위한 밑거름을 통해 전북의 문화예술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전망이다.


전북은 몇십 년 전에 과거 정권으로부터 소외되면서 공업입지의 2차 산업이 부족하여 일자리 창출 등이 어려워 많은 인구가 수도권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바람에 인구절벽이 시작된 지역이다. 전북에 투자하는 것이 정치적인 이유에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지역 기반 시설은 투자가 미미했고 도로포장 등 국토의 균형 개발에서도 매우 뒤처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북이 어느 지역인가? 우리나라 근대사의 한 획을 그은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이면서 풍류와 맛의 고장으로 문화의 일번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더구나 조선 시대의 이씨조선 개국의 발상지로서 역사의 흐름을 도도하게 지켜온 지역이다.


농노로 이름 지어지면서 산업화의 발달이 늦어졌지만, 산업의 고도화 이후 지역은 아이러니하게도 청정지역으로 이름나면서 문화예술의 산업화를 시작할 수 있는 최고의 지역으로 발돋움한 곳이 바로 전북지역이다.


이러한 문화예술의 본고장에서 전북예총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제24대 회장이 선출되면서 이제 새로운 출발을 위한 밑거름이 다져지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역사회의 문화예술에 대한 상징의 가치일 것이다.


예로부터 문화나 예술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경제적 생활은 매우 궁핍하였다고 하지만 현대는 이러한 것을 뛰어넘어 지역사회 주민들과 상생하는 문화의 대로가 펼쳐지게 될 것이다. 전북을 중심으로 하는 각종 문화예술의 집약처를 한곳으로 모아 작은 단위의 문화 밑거름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쌍이 나고 줄기가 자라 문화예술의 열매를 맺기 시작할 것이다.
 

2020년의 문화가 새롭게 시작된다. 전북 예총을 중심으로 하는 전북문화예술의 방향은 이제 잘못된 구습을 탈피하되 잘된 사업을 이어받으면서 새로운 창의적 발상으로 지역사회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일조를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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