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 렬
<전) 전주대사대부설고 음악교사/ 현) 전주소리모아합창단 지휘자/ 전주시음악협회 회장>
필자는 성악을 전공했고 학교에서 30여 년을 넘게 학생들의 음악을 가르쳤다. 사실 음악 중에서 노래하는 성악 그것도 바리톤을 선택했고 전공을 살려 때로는 연주 무대에 서서 다양한 예술적 감흥을 느끼기도 했다.
클래식 음악의 성악이라는 것이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대중가요의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하는 일반적인 노래와는 조금 다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대중적인 일반 포크송들이 교과서에 수록되면서 가장 기본적인 노래의 스타일이 되었다.
그리고 대중가요들이 클래식 음악의 범주를 넘어서면서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하고 그만큼 일반인들이 음악이라는 부류를 따라 하기가 쉬어진 마당에 전문적인 클래식 음악이 서양음악의 본류에서 섬세한 오페라 등의 아리아가 알려지면서 약간은 어려워진 계기가 되었다.
성장기의 음악, 특히 성악을 전공하고 싶었고 미래의 꿈을 예술인으로 산다는 자부심으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대학에서 열심히 성악을 전공하면서 교양과 전공 필수적인 요소를 통해 음악의 산 역사를 창출했다고 자부하지만, 요즈음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워낙 대중가요 중에서 한류를 가진 발라드 계통이 케이팝이라고 해서 세계를 주름잡는가 싶더니 어느새 이제는 트로트가 우리 생활의 주류를 이루게 되어 지금 TV에서는 온통 트로트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전문가적 음악의 소양과 기질이 있는 성장기의 청소년들이 대부분 대중가요를 중심으로 하는 문화적 흐름을 타고 연예인 따라잡기 열풍에 흐르다 보니 클래식 전문음악을 위한 각 대학의 음악학과들이 지원자가 없어 폐과하거나 아니면 아주 전문적인 음악의 몇 가지 장르인 성악이나 피아노 그리고 관현악 및 작곡 중에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클래식 음악의 중흥이 다시 도래하리라고 믿고는 있지만, 이 어려운 음악의 생활환경에서 이제는 전문가적 음악인들이 좀 더 적극적인 생각으로 생활 속 전문음악의 장르를 펼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눈만 뜨면 우리 주변에는 많은 음악의 선율이 흐르고 매체에서는 음악이 없으면 방송이 되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음악의 요소가 우리 생활을 지배하고 있음에도 정작 클래식 음악의 한 소절을 부르기에는 조금은 어려운 모양이다.
은퇴 이후의 노년층에서는 악기 한 가지라도 배우기 위한 열정으로 대부분 색소폰 등에 심혈을 기울인다. 바쁜 일상의 세계를 벗어나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만족을 위한 문화적 가치를 음악, 그중에서도 악기 배우기에 눈을 돌리면서 이제 은퇴자들의 악기는 색소폰 등으로 알려지게 되어 우리 주변에 이와 같은 노년층의 연주 아마추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사람의 몸도 울림통 중의 하나라고 인식되면서 성악 하는 사람들 역시 악기연주의 생성된 악기가 아닌 자신의 몸을 악기로 표현하는 노래 부르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전주에서는 일반 시민들 중 어르신들 세대를 중심으로 시민가곡제를 열면서 이분들의 열정을 직접 무대에 올려 들어보기도 했고 이후 계속해서 현재 진행형으로 가을이면 노래하는 무대에 서기 위해 열심히 성악가의 자질과 음성을 배우고 있다.
노래하는 것은 사실상 기쁨이다. 노래를 부르면 인간 세상의 고뇌와 시름이 다 물러가고 오직 내 안에 화평과 즐거움이 가득 채워진다. 어느 누가 노래를 부르면서 괴로운 마음을 갖고 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이처럼 노래를 부르는 행운이 필자의 어린 시절부터 은퇴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행복의 순환점이 된다는 것이 참 고맙고 행복한 일이기도 하다. 그만큼 노래를 인류애를 가질 수 있는 문화의 가장 기본이요 예술감흥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다시 노래를 부른다. 그러면서 행복을 느낀다. 클래식이든 대중가요든 자신이 행복으로 부르는 노래가 모든 사람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함께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