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는 '예기(禮記)'의 '단궁하편(檀弓下篇)'에서 유래되었다. 가정이란 감당키 어려운 세금은 말하는데, 이로 인하여 백성들에게 미치는 해는 백수(百獸)의 왕이라 할 만큼 사납고 무서운 범의 해(害)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노(魯)나라의 공자가 혼란한 정세에 환멸을 느끼고 이웃 나라인 제(齊)나라로 향하던 중, 허술한 세 개의 무덤 앞에서 슬프게 울고 있는 여인을 만났다. 공자가 여인에게 그 사연을 물으니, 마을에 출몰하는 호랑이가 남편과 아들 둘을 물어 죽였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공자가 안타까워하면서 "호랑이가 피해를 주니 이곳을 떠나서 사는 것이 어떠냐" 고 물었다. 공자의 말에 여인은 고개를 저으며 "여기서 사는 것이 차라리 괜찮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면 무거운 세금 때문에 그나마도 살 수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국민의 살림살이를 살피지 않는 세금은 가혹한 정치가 되니 사나운 호랑이보다 무섭다”라는 의미이다.
현대 대부분 국가의 지향점은 이데올로기나 이념대립에 매몰되지 않는다. 표면적 구호가 아닌 대다수 국민의 정신적·물질적 최저 생활을 보장하는 복지사회 구현을 실질적인 목표로 한다. 최근 시민 눈높이에 맞춘 디테일한 현실적 대책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들을 위해 추위와 비바람을 막기 위해 버스정류장에 하우스형 구조물과 스테인리스 의자가 설치되었다. 행복 추구와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학습권 보장을 위해 고교 무상 급식·교육이 실현되었다. 대학 진학만 하면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과 최소한의 생활비 지원 정책의 도움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였다.
또한, 시민 건강 증진을 위해 체육센터와 수영장이 마련되어 국민체육진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활용이 가능한 문화바우처를 통하여 소외되는 계층 없이 전 국민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도록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 중이다. 가려운 등을 긁어 주는 생활 밀착형 복지 행정이 실현되었다.
2020 새해 벽두부터 터진 중국 우한발 코로나바이러스에 온 국민이 직·간접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집단감염이 미래의 주역인 자녀들에게 확산되지 않고 고령의 어른들을 보호하기 위해 감염병 재난위기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였다. 관객 관심으로 사는 스포츠 행사를 무관중으로 운영하였다. 초·중·고·대학 개학을 연기하고, 확진자가 방문한 시설에 대한 직장 폐쇄령, 단체행사 연기, 종교행사 자제를 요청하여 국가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움츠러든 소비심리와 감염의 공포로 지역경제는 무너지고 있다.
지자체의 노력으로 간신히 살려 놓은 전통시장은 한산하고 식당 같은 요식업소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스포츠 행사도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근로자는 무급휴가나 급여의 절반을 받으며 기약 없는 휴가에 돌입했다. 가난이 무서운지 병마가 무서운지 무게를 견줄 수 없다.
정부는 “앞으로 지역사회 확진자 전파의 차단과 경제 살리기에 정부가 온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병과 가난’ 두 가지 모두 서민들에게는 공포로 다가온다. 정부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
사마천은 '사기'에 ‘민이식위천(民以食爲天), 왕이민위천(王以民爲天)’이라고 말했다. 백성은 생계를 유지하게 하는 먹거리를 가장 기본적인 충족조건이라 생각하고, 최고지도자는 백성을 하늘로 여기고 국민의 마음과 몸을 안심시키는 것을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며 실천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는 코로나 19의 억제와 소멸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 지원과 합리적 세액 감면 등을 통해 국민의 생존권을 보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