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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영웅이 뜬다










 홍 성 근
 <전, 동북초등학교 교장/ 아이나라협동조합 이사장>

 
역사를 보면 어려운 시대를 이겨나가는 방법은 대부분 영웅으로 대변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 임진왜란에서 백척간두의 위기에 있었던 나라를 살린 영웅이 이순신 장군으로 알려진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세서양에서 잔다르크는 여성의 몸이지만 농촌 출신의 소녀로서 성령의 부름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군대를 이끌고 오를레앙에서 중요한 승리를 거둠으로써 프랑스를 정복하려던 잉글랜드의 시도를 좌절시켰던 영웅이었다.


미국 역시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독립전쟁을 치른 영웅이 바로 워싱턴이어서 그의 이름을 딴 도시가 바로 워싱턴으로 불릴 정도로 국부로 추앙받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다.


근대에 들어와서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식민지의 조국을 독립으로 이끈 영웅이 있고 대부분 독립 직전에 사망하거나 아니면 독립 후 자신의 조국을 위하여 헌신했던 사람들이 바로 영웅으로 추앙을 받았다.


물론 난세에는 영웅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저 자신 한목숨 유지하겠다고 국가를 버리고 또는 가족을 버리고 도망친 사람들도 있다. 나라를 팔아 자신의 영달을 꾀했던 대한제국 말기 을사5적의 면면을 보면 36년의 식민지배가 너무 짧았다고 통탄했을 것이다.


예전에 영화 암살에서 보면 당시 독립군이었다가 전향하여 일제 고등계 형사로 변신하면서 독립투사들의 열정을 방해하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한 인물이 있었는데 해방 후 김구 주석의 명령으로 처단하기 직전 대답하기를 ‘ 독립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을 몰랐으니까’라고 했던 대사가 생각난다.


이처럼 영웅과 부역자들로 나뉘는 세상에서 오늘의 진정한 영웅은 과연 누구일까? 지금이 속칭 난세일까? 난세라고 하면 어지러운 세상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전쟁이 발발한 시대를 난세라고 표현하는데 이기는 전쟁이 아니라 전황이 밀리는 전쟁이라고 하면 난세일 것이고 이러한 전황을 뒤엎을 수 있는 군인이 바로 전쟁영웅이라고 표현한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코로나 19로 인해 무척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비상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어려운 상황이다. 사망자 수가 점차 늘어가는데 대부분 기저질환의 고령층에서 사망자가 나오는 것을 보면 건강관리가 필수적인 것이며 개인위생 관리에 따라 발병 가능성이 확대되거나 축소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이 바로 대구, 경북지역이다. 요즈음 대구와 경북지역에 사는 사람이라고 하면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아예 대구를 다녀온 주민들에게 신고하라고 하면서 검체를 받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의료 관련이지만 오늘의 이 비상시국에도 영웅들이 있다. 자발적 지원의 의료진들과 함께 국군 의료지원단과 간호사관 장교를 포함하여 다른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온 의료진들 모두가 우리에게는 영웅으로 떠 올릴 수 있다.


이들의 진료 활동에 대하여 방호복과 철저한 개인위생을 지켰다고 하지만 이들 역시 불안감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SNS상에 보인 몇 장의 사진은 의료진들에게 감히 영웅 이상의 칭호를 부여해도 다른 의견이 없을 정도로 식사와 잠자리 등이 열약하지만 이번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자신의 몸을 헌신하면서 진료에 임하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우리 시대의 영웅이 아닐까 한다.


영웅이 스스로 영웅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작은 불씨가 큰불이 되듯이 보이지 않은 곳에서 자신의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이들이야말로 보이지 않은 우리 사회의 난세 영웅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오늘도 이 영웅들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수많은 감염자를 돌보기 위해 숙소를 나선다. 간단한 요기로 식사를 마치고 건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현장에서 서로를 격려하는 이들의 모습에 잔잔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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