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경 로
<본지 논설위원/ 반태산작은도서관장>
국회의원 총선거가 오늘을 기준으로 10일 남았다. 이전에 사전투표까지 생각하면 실질적으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민주주의 꽃이 선거라고 했던가? 선거 때만 되면 표를 가진 유권자가 주인이 되고 선거가 끝나면 당선자들이 주인이 되는 순간의 계층이동이 되는 행사가 바로 선거이기도 하다.
과거 봉건주의 시대에서는 왕이 통치하면서 세습이 되고 왕의 말이 곧 법이 되는 시대였다. 조선 시대를 연 실질적인 막후 실력자였던 정도전은 왕은 그저 통치하는 수단일 뿐이고 얼굴이기에 사실상의 다스리는 나라의 주권자는 바로 신하들이라고 해서 이를 좀 더 확대하면 주권재민(主權在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상과 이념이 최고로 발달하면서 시장질서에 경제를 의존하는 자본주의 시대가 되면서 더불어 정치 역시 시장의 질서처럼 국민의 선택 때문에 지도자를 선별하는 시대가 왔다. 민주주의 시대라고 하는 것이 바로 국민이 주인이 되어 대의정치를 위임하면서 민중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독재 권력에 맞서 쟁취한 소중한 민주주의이기에 선거를 통한 합법적인 정권교체와 집권세력이 장군멍군하면서 바뀌기도 하였다. 이 와중에 편 가르기가 득세하면서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뉘어 대립과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번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역시 내 편과 네 편에 대한 상식 이하의 행위들이 펼쳐지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임에도 대통령을 상대로 정치투쟁을 하는 구호가 난무하면서 심지어 야당의 어느 유튜브 방송에서는 현 대통령을 감옥 보내어 ‘무상급식을 준다’ 라는 이야기로 상식 이하의 말장난으로 눈살을 찟뿌리게 한다.
정치인들의 당색을 비판할 필요는 없지만, 이들의 행태를 보면 참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아직도 철 지난 색깔론을 우린다든지 법의 맹점을 파고들어 선거제도를 악용하여 비례 위성 정당을 세우고 자신의 정당이 세운 비례위성 정당은 괜찮고 상대당이 세운 비례위성 정당에 대하여 무조건식의 비판을 하는 것을 보면 뭣 묻은 개가 뭣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것 같다.
주권재민의 민주시민 사회에서 국민의 정치적인 의식은 높아졌는데 정치인이라고 자임하는 사람들의 의식은 옛날 그대로인 것 같다. 어느 당이든 정책이 옳을 때는 긍정하면서 수긍하고 자신들이 내놓은 정책들을 국민에게 설득하고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임진왜란 발발 전에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갔었던 정사와 부사가 보는 눈이 다를 수 있었겠는가? 같은 눈으로 보고 같은 맘으로 느꼈을 것이지만 당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반대의 보고를 하여 결국 전란의 화를 피할 수 없게 되었는데 요즈음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상대방의 정책에 대하여 무조건 반대를 일삼고 상식에 어긋나는 말이나 행위를 해도 그것은 표현의 자유이며 언론의 자유라고 주장하면서 가짜 뉴스를 퍼뜨리면서도 전혀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어느 때부터인가 우리 사회가 표현의 자유가 진행되면서 막말을 해도 괜찮은 시대이며 적당한 폭력은 눈감아 주는 시대가 되었는지 막말 역시 언어폭력임에도 이를 개의치 않게 생각하는 사법기관도 문제일 것이다.
제발 이번 국회의원 총선거는 정당들이 난립하고 있고 정당이 주도권을 행사하여 공천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입법기관이 되는 국회의원 개인의 역량과 밀접하게 관계가 되어 있다.
해당 선거지역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말 민주주의 꽃인 선거일진데 일부 정당은 국민을 마치 시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권위주의 시대처럼 안중에는 없는 것으로 막말을 해 대는 것을 보면 아예 이번 기회에 그 잘못되고 버르장머리 없는 말장난들을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여야를 불문하고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고 호소하기는 매한가지지만 진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선택을 받기 위해 겸손하게 행동하는 후보자가 누구이며 건전한 상식을 가진 정치권이 어느 정당인지를 꼭 알아서 국민의 선택을 받게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