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성 필
<㈜엄지식품 연구주임>
예전에 우리는 천재와 둔재의 차이를 백지 한 장 차이라고 했었다. 요즈음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데 이제 며칠 후면 이긴 자와 진자가 나오게 되는데 과연 이 선거는 백지 한 장 차이로 생각해야 할까?
음식을 먹을 때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의 구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것도 역시 백지 한 장 차이인가? 사람의 입맛은 각각 다르므로 같은 음식을 먹고도 평가가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짠맛에 길들어 있어 싱거운 음식으로 조리하면 맹맹하다고들 한다.
반면에 싱거운 맛에 길들여진 사람이 약간의 짠 음식으로 조리하면 너무 짜서 못 먹겠다고들 한다. 아니 같은 식자재로 음식을 만들었는데 한 사람은 짜고 한 사람은 입맛에 맞는다고 하면 과연 누구에게 그 입맛을 맞추어야 정답이 될까?
백지 한 장의 차이로 짠맛과 싱거운 맛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인가? 이과 마찬가지로 이제 며칠 후면 당락이 결정될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이긴 자와 진자의 차이는 과연 백지 한 장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인가?
고대 이후 조리하는 음식에서 짠맛과 싱거운 맛은 생활의 필수요소였다. 대체로 대륙 지역과 해안지역으로 구분하면서 추위에 견딜 수 있는 곳은 고열량의 싱거운 맛이 중요했고 해안가 지역은 아무래도 짠맛이 주류를 이루는 바닷가이기에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륙 지역은 생선을 맛볼 수 없고 해안가 지역은 육류를 맛볼 수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또한, 지금처럼 냉동보관 할 수 있는 식자재가 아니었기에 말리거나 아니면 다른 방법인 염장 등으로 오래 저장해서 먹을 수 있도록 하였기에 여기에서 짠맛과 싱거운 맛이 결정되곤 하였다.
다시 돌아가서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짠맛과 싱거운 맛으로 대변해 보자. 아무래도 짠맛은 자극성이 대단하다. 더구나 짠맛에 매운맛이 곁들인다면 말할 나위 없이 자극성이 있게 되어 음식을 인식하는 새로운 지평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번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자극성 있는 상징성이 주류를 이룰 수 있는 정책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야당은 그야말로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면서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모티브를 집중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자신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치부하고 있지만 어째 조금은 어색하기만 하다. 우리나라가 동서로 갈라져 있는 정치적 색깔 탓에 위 자극성 있는 짠맛의 야당 정책이 아니더라도 지역민심의 발호에 따라 이기는 자가 결정되고 하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의 짧은 역사이었다.
여당은 야당 특히 통합당의 심판론을 앞세우면서 이번 코로나 19 바이러스 문제 해결을 위한 사항에 집중하고 있다. 이 정책 역시 짠맛의 정책이지만 아무래도 짠맛보다는 단기처방의 싱거운 맛이다.
거대 양당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짠맛과 싱거운 맛 아니 우리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맛을 찾기 위해 국민들에게 각종 정책을 호소하고 일부에서는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고 있지만 일부 후보자들은 철 지난 인물이며 올드보이들이 판을 치는 선거가 되어 오락가락하고 있는 모양이다.
사실 정치는 신념의 문제이다. 짠맛에 길들여진 있는 지역의 입맛이 싱거운 맛을 느끼게 되면 보잘것없는 것으로 평가하는 것처럼 정치 역시 신념으로 길들여진 짠맛이 본디 그 맛을 잃어버리고 싱거움과 짠맛을 왔다 갔다 하면서 두 개의 맛이 다 입에 맞는다고 하는 거짓말을 하게 되면 바로 들통이 나게 마련이다.
이번 선거에서 짠맛과 싱거운 맛을 두루두루 경험하면서 방랑자처럼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는 소위 철새지도자들이 일부 존재한다.
이제 국민은 알 만큼 다 안다. 어떤 맛이 짠맛이고 싱거운 맛인지 알기에 철새들이 움직이는 맛의 근본이 어떤 것인지를 국민이 선택해 줄 것이다. 짠맛과 싱거운 맛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정치인들에게 국민이 확실하게 짠맛이든 싱거운 맛이든 보여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