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봄의 전령을 기대하면서








이 석 규
 <전북예총 수석부회장/  전북음악협회 회장>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저마다 달라지곤 한다. 자가격리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대면접촉을 해야 하는 일상적인 만남이 아닌 문화예술계의 공연이나 전시 등이 모두 연기되면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언제쯤이면 날씨와 환경에 따른 봄의 전령이 대면접촉의 인간관계에도 봄의 순풍을 불어 줄 것인가? 현재는 최소한의 대면접촉으로 그야말로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일상을 유지하고 있어 일명 집콕이라고 해서 움직임이 둔해져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종교시설과 유흥시설 그리고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는 각종 행사와 시설물에는 아직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고 각급 학교에서의 개학이 온라인화되면서 현장에서 맞대면하는 기장 기본적인 인간관계가 요원해지고 있다.

어김없이 자연은 봄의 전령을 사람에게 보여주고 지역마다 날씨와 온도에 따라 봄꽃이 활짝 피고 산과 들은 새 생명의 분주함으로 시샘을 내고 있지만, 방역을 위한 정부의 권고로 인해 아직도 사람들 간의 접촉이 매우 어려워 봄의 시샘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긴장과 두려움으로 지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일부 종교는 해당 규칙을 지킨다고 하면서 각종 종교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론의 향배에 관한 관심을 두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정부의 지침에 순응하면서도 이제는 조금씩 대면 관계를 좁혀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줄어든다고 하지만 세계는 아직도 긴장과 불안 그리고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으니 글로벌 시대의 우리나라 역시 세계의 감염을 염려해야 하기에 외국 여행 등은 언감생심 꿈을 꾸지 못할 지경이니 아직도 먼 세상 같기도 하다.

모름지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사회성을 가지고 군상들이 함께 모여 거사를 치르고 생활에 필요한 각종 부산물을 획득하며 정신적 가치를 마음속에 새기기 위해 삶의 쉼터를 찾고 취미와 오락을 즐기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상이다.

하지만 지금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상의 생활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의식주에 한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 생활에만 만족해야 하니 어찌 서글픈 현실이 아니겠는가? 사람은 대면 관계가 확실해지고 집단의 움직임으로 활동영역이 넓혀져야 인간다운 생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올해의 봄에 대한 계절의 기대는 접었다. 생명을 싹 틔우는 봄의 근본을 만끽해야 하는 우리는 아직도 전염병의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근심이 있고 차제에 이러한 근심 어린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빨리 나와야 하는데 이것 역시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니 완치자들의 대부분이 자가면역의 자가치료로 이번 코로나 19를 이겨낸다고 하니 대단하기는 하다.

또한, 코로나 19 환자 48%가 항체가 생겨도 바이러스 유전자검사에서 양성이라는 언론 보도를 보면서 코로나 19에 빼앗긴 들에도 과연 봄이 올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아직은 섣부른 것 같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각종 봄꽃축제가 지자체에서 감염에 대한 우려로 갈아엎는 등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자연의 하늘 아래에 있는 산과 들의 자연 봄꽃은 화려한 색채를 나타내면 산과 들에서 우리의 눈을 유혹하고 있다.

4월과 5월의 봄의 기운이 초여름의 계절 순환과 맞닿아 우리 사회에서 문화의 관심사로 재도약할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 대략 아무리 못해도 6월경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보다는 개인위생에 대한 철저한 홍보와 실천으로 스스로 생활에서의 거리두기가 일상화된다면 우리 사회는 일취월장 더 높은 미래로 가게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은 이번 봄에서 맞이하지 못했던 각종 봄의 전령이 내년에는 더욱더 화려한 이미지를 품고 상상의 날갯짓으로 빼앗겼던 이번 봄을 대신하여 마음을 속 시원하게 할 수 있는 메신저가 될 것이다. 조금만 더 기다림으로 내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오늘을 인내해 보는 지혜도 오늘을 사는 우리의 현명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