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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은혜


  홍 성 근
 <전, 동북초등학교 교장/ 아이나라협동조합 이사장>
 
사람의 지난 세월을 평가하는 세대의 기준이 100세를 기준으로 5세대가 지난날이었으니 20세를 전후해서 100세를 기준으로 한다면 맞는 말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결혼 적령기와 가임기가 늦어지면서 100세를 기준으로 3세대로 줄어들었다.

결국, 그만큼 인구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며 이에 따라 부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단순하게 생물학적으로 낳고 기르는 자녀가 아닌 부양은 물론이면서 삶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사회가 되었다.

예전에는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미덕이었고 유교 사상의 뿌리 깊은 내면에는 부모님과 함께 하는 것이 최고의 사회 선(善)이었다. 물론, 조선 시대의 양반계층이나 특수계층에 해당하는 말이며 노비 등 소위 상것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의 계층은 효라는 것은 다른 세상의 말 잔치였을 뿐이다.

오죽하면 노비로 태어나서 노비끼리 결혼하면서도 양반들의 소유물로 관노와 사노가 되어 부모와 상관없이 다른 곳에 팔려가는 인생이었으니 여기에 부모님께 대한 효라는 의미는 상상조차 부질없는 것이었으리라.

하지만 조선 말기 갑오개혁 이후 형식적으로는 신분이 평등화되면서 양반계층의 이하에 해당하는 신분들도 이제는 부모님께 대한 효를 생각할 수 있었고 이와 같은 효행의 사상이 100여 년에 걸쳐 우리 사회에 제도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물론 대가족 형식의 집단적 가족 형태를 이르는 것이었으나 오늘날 현대사회의 의미는 핵가족이나 1인 가족 시대가 오면서 부모님을 향한 은혜의 의미가 약간씩 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부모님의 은혜를 향한 근원적인 효행은 전 국민적으로 유효한 시대이다.

그래서 오늘 같은 5월 8일이 되면 자녀들은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한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없을지라도 마음으로 여는 사랑의 헌신이 부모님을 향한 효행으로 미치고 싶어 한다. 사회적 풍습이나 관습을 통해 어버이를 공경하는 마음은 아직은 현재진행형이다.

오늘의 어버이날은 사실은 어머니날이었다. 아버지의 은혜와 사랑보다도 어머니의 은혜가 더 큰 것으로 여겨지면서 어머니의 노래가 나오고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사랑의 표현이 매우 강하였지만,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 역시 은혜의 중심이기에 수십 년 전에 이미 어버이라는 말로 묶어서 기념일로 정하고 사회의 풍습으로 정착을 시켰다.

옛말에 ‘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라고 했다. 아버지 역시 내면의 사랑으로 자녀들을 바라보면서 겉으로는 매우 엄한 것으로 여겨졌다. 우리 사회에서 보통의 자녀들은 아버지를 무서워했고 어머니를 그리워했던 것이 사실이다.

TV 프로그램의 군부대 위문 공연에서 어머니가 아들을 찾아 면회 오는 장면이 나오면 어느 병사들이나 눈물을 훔치며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나온다고 하니 그리움보다는 긴장 속에 아버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의 자녀 사랑에 대한 감정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애끊는 심정으로 부모님을 그리워한다. 지금 살아계시거나 아니면 돌아가신 부모님일지라도 생애에서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은혜와 성장 그리고 오늘이 있기에 헌신해 주신 부모님의 은혜야말로 어느 것에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배움의 지식이 짧았어도, 생활고에 시달렸어도, 병마와 싸우면서도 자녀에 대한 사랑의 근본이 식지 않고 따뜻하게 밀려오면서 오늘의 자녀들을 만들었으리라.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세상의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을 것이기에 부유한 자나 가난한 자를 불문하고 부모님에 대한 근원적인 은혜에는 같은 생각일 것이다.

오늘은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서양의 풍습보다는 살아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고 정담을 나누며 사랑의 손길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고 돌아가신 부모님의 영전에는 살아생전의 추억을 그리며 못다 한 효를 되새기며 마음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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