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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고 싶은 것들


 이 예 은
<그래픽디자이너>
 
세상에는 감추고 싶어 하는 개인적인 것들이 있다. 자신의 외모에서부터 과거의 좋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다른 사람으로부터 보여주기 싫은 것들이 있다.

그런데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여러 가지 감추고 싶어 하는 것들을 제작툴을 이용해 감쪽같이 사라지게 하는 기술이 발달해 있다. 현재의 기술적인 보편성에 앞서 몇 해 전에 이미 사람의 외모를 비롯한 각종 그림이나 사진 그리고 문서들을 비롯한 자료들을 감출 수 있게 됐다.

어느 시험장에서 수험생의 사진을 현재의 모습과 비교해 보면서 감독관이 매우 헷갈렸다는 이야기는 이제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사안이 됐다. 이처럼 외모에서부터 공공기관의 자료나 개인의 자료들도 감쪽같이 감추거나 변경할 수 있는 제작툴이 발달해 있어 다른 표현으로는 위조가 매우 쉽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일상의 개인에 대한 것들 중 감추는 것과 변경하는 것들이 위조가 될 수도 있고 취미나 보여주기 위한 것에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아무튼, 감추고 싶어 하는 개인의 모습들은 여러 가지 미디어 제작툴로 인해 쉽게 감추거나 바꿀 수 있는 것이 현대사회이다.

특히 그래픽으로 전개되는 것들은 엄청난 기대효과가 있을 수 있다. 배경화면을 감추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새로운 것을 생성해 배경화면에 정교하게 삽입하는 기술 등이 발달해 보편적인 제작툴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라면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선한 의미에서의 감춤과 변경은 이해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얼굴이나 몸매 등을 미디어 제작툴로 조금씩 변경하고 감출 것은 감춰서 온라인으로 송부하는 것은 요즈음의 대세이면서 어쩌면 권장할 일인지도 모른다.

직접 대면하고 사진 속의 인물과 비교해 판단하는 것은 상대방의 몫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렇게 감추고 싶어 하는 인간 본성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발달한 미디어는 우리 사회의 판단 가치에 많은 변화를 나타내 주기도 한다.

특히, 그래픽으로 나타내는 전문가 입장에서 언제든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온라인 사진 등의 변형은 장점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문제는 감추고 싶고, 변경돼서는 안 되는 붙박이 사항 등을 임의로 감추는 것은 조작이 될 수밖에 없다.

예전에 해외토픽이나 또는 세계의 궁금증을 몰아넣은 수많은 사진이 정교하게 작성됐지만, 후에 대부분 조작으로 밝혀지면서 실소를 자아낸 적이 있다. ‘그럼 그렇지’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판단이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백두산 천지에 나타난 괴물이라든지 영국의 네스호에 나타났다는 괴물을 촬영한 사진이든지 UFO(미확인비행물체) 등을 촬영해 보도한 사진 대부분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가 조작으로 밝혀지자 한바탕 웃음으로 끝나게 된 것이다.

과거보다 지금은 과학의 발달로 정교한 그래픽 작업에 의해 사물의 변동을 야기할 수 있게 한다. 영화 촬영에서도 배경이나 주변 소품을 그래픽으로 생성하면서 마치 진짜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기술이 발달해 그리 어렵지 않게 작품을 완성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전문가들이 몇 날 며칠을 기울여 완성도를 높였는데 이제는 보편적인 그래픽툴이 만들어지면서 일반인들도 전문가 못지않게 작업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결과로 감추고 싶어 하는 현실의 이야기들이 과감하게 없어지고 작품의 변형이 가능해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영화에서는 원래 배경이 되는 주변의 상황들보다는 아예 그래픽으로 배경화면을 만든 것이 더욱더 정교하게 돼 관객을 착각에 빠지게 한다. 배경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각종 동물 등의 컨셉에서도 그래픽으로 구현할 수 있고 사람과의 등장인물로 당당하게 설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 사회에 감추고 싶어 하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 다만 그래픽으로 감출 수 있는 것들이 아닌 현상의 것들은 감출 수 없다. 사회현상에 나타난 각종 일상의 일들은 감추기보다는 투명성 있게 공개해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올바른 사회의 현상으로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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