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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처음처럼


홍 성 근
<전, 동북초등학교 교장>
 
처음이라는 말이 광고카피에 나왔던 기억이 있다. 또 어떤 소주 이름에서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늘 처음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지 않은 것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즉 초심이라는 말로도 재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항상 처음이라는 것을 겪는다. 어머니 배 속에 있다가 세상에 나오는 것이 세상 밖에서의 처음이고 자신이 접하는 모든 행위나 관계가 다 처음이라는 것에서 출발한다.

처음이라는 말은 설렘과 긴장감이 되기도 하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의미있는 것이기도 한다. 물론 처음의 시작이 매우 중요하여 관계하는 모든 것에 대하여 충분하게 준비하기도 하고 일상적으로 접하는 경우의 준비 없는 행위조차도 내면의 교육과 훈련으로 준비되어 있다고 하다.

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고 하는 말은 그만큼 준비된 것을 말할 것이며 시작이 되었다는 것은 적응과 관계에 대한 적절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기에 이런 말이 속담으로 생겨난 듯하다.

또한, 성서에는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라고 되어 있다. 비록 시작은 처음 출발하는 의미로 미미할지 모르지만, 과정을 겪어가면서 충분한 자기계발과 진취적 사고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행함으로 크게 된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처음이라는 말은 경험상으로 부족할지라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심정적 자기혁신과 다짐이 있는 말이기도 하다. 세월이 흘러 처음의 생각이 사라지고 자만심과 교만 그리고 자기계발을 게을리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질 경우 다시 한번 원기를 회복하는 말이기도 하다.

특히 정치적일 때 더욱 그렇다. 선거를 통해 입문하는 처음의 선량들은 정말 혁신적인 마음으로 잘해보겠다는 생각이 주류를 이룬다. 그렇지만 재선에 지속적인 선출을 역임하면서 시대착오적인 생각과 주변의 여론에 편승하여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있다.

잘못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여론에 편승하여 자신의 입신양명에 대한 일환으로 정책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어울릴 수 없는 잘못된 것을 당당하게 주장하는 것을 보면 처음 생각이 어디로 갔는지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태어나면서 겪는 처음은 생물학적이지만 성장기를 거쳐 사회의 일원으로 공헌하게 되는 첫발을 내딛는 것이 사회에 대한 자신의 처음일 것이다. 그것이 직업이든 아니면 사회의 관심을 위한 활동이든 소중한 출발을 안고 생활하게 된다.

결국, 어느 시기가 되면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있게 된다. 그것이 인생의 파릇한 나이가 되든 아니면 중년이 되든 나아가서는 실버세대가 되든 한 번쯤은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처음을 생각하게 하는 날이 오게 된다.

처음은 매우 단순하지만, 온갖 계획과 미래의 비전을 상상하게 하는 중심의 나래를 펴게 한다. 대략 20대 후반에서 생각하게 하는 사회 초년생의 처음은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남성의 경우 예전에는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사회의 일선에 나서게 되었지만, 지금은 평균적으로 20대 후반에 시작하게 된다.

여성의 경우에는 20대 초반부터 깔끔하게 시작하면서 기나긴 인생의 실질적인 출발을 의미하는 시작이 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것마저도 요즈음은 여성들도 20대 후반으로 밀려나는 처음의 출발이 되고 있다.
모든 것이 그렇지 않을지라도 대부분 처음은 매우 순수하다. 권모술수에 능한 현대인들이라고 해도 경험으로 이루어지고 전문적인 지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 처음은 대부분 순수하고 참신한 느낌을 가진다.

이러한 순수함과 참신함이 전문적인 경험으로 축적이 되면서 늘 자기혁신과 계발을 게을리하지 않고 지속한다면 처음의 출발이 지속가능한 일상의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다.
생활이 힘들고 어려움이 닥친다면 처음의 생각을 뒤돌아보면서 다시 한번 힘을 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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