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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이 주는 의미


 이 경 로
 <본지 논설위원/ 반태산작은도서관장>
 
6일은 현충일이다.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국군장병들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로 1956년부터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러한 현충일을 제정하여 지키고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현충일에 대한 인식이 이처럼 고귀하고 소중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을 지켜준 선열들의 감사함을 느끼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자칫 법정공휴일의 의미로 쉬는 날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나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특이 2020년의 현충일이 토요일이 되어 법정공휴일의 쉬는 날이 주말이다 보니 아쉬움이 남는 날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을지 몰라 매우 염려스러울 따름이다.

현충일의 한자어 뜻은 충성함을 나타내는 날이다. 어디에 충성하는가? 정권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고 정부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에 충성하는 것이다. 어떤 정권이 정부를 차지하건 간에 우리는 국가에 충성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목숨을 바쳐 가면서 나라를 지킨다는 신념이 살아 숨 쉬는 현충일이다.

사실, 현충일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했지만, 이날의 의미를 되살려 나라 사랑에 관한 생각을 이날만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발상이다. 일제강점기하의 독립투사들은 어느 특정한 날이 아닌 365일을 나라를 되찾기 위한 순국의 일념이 서려 있는 매일의 삶을 살았다.

다만, 6월 6일을 현충일로 지정한 것은 나라 사랑의 일념을 기념일로 지정하여 그 뜻을 새겨보자는 특정한 의미로 제정한 날일뿐이다. 어디 나라사랑이 특정한 날만 될 수 있겠는가? 매일의 일상이 나라 사랑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며 요즈음 국제정세가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시대이기에 더욱더 나라 사랑의 일념이 돋보이는 날이기도 하다.

간혹 현충일이 국군장병들의 나라 지킴이만을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국군으로 국가와 민족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 생명을 바친 것은 물론이고 일제강점기하에서의 독립운동을 했던 순국선열들과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경찰 그리고 이름 모르게 산화한 수많은 호국영령 등을 포함한 나라 사랑의 모든 분들에게 해당하는 날이기도 하다.

현충일만큼은 매우 경건하게 지내야 한다. 되도록 음주와 가무는 절제하고 단 하루만이라도 이날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대정신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나라를 지킨 호국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면서 그분들이 지키고자 했던 우리나라의 위대함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해야 한다.
현대인들의 삶은 매우 치열하면서도 각박하다. 오늘도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되 올바른 주장과 행함으로 설득력 있게 생활하여야 한다.

순간의 어려움을 거짓된 삶이나 잘못된 생각으로 빠져나올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것은 위선이고 민폐를 끼친다. 내일의 현충일을 기념하면서 순국선열님들이 살았던 시대정신은 그 당시에도 치열한 삶을 살았을 것이지만 거짓되거나 잘못된 생각을 가지진 않았다.

적어도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지신 분들이었고 후손들에게 역사의 현장에서 당당하게 후회 없는 삶을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는 분들이었기에 오늘의 우리나라가 존속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 현충일에는 치열한 삶을 뒤로하고, 잠깐일지라도 시간의 여유를 가지며 호국영령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가 봤으면 한다. 더불어 자라나는 세대의 성장기 세대에게도 이날의 감격을 공유할 수 있도록 이날 만큼은 어른들이 달라져야 한다.

우리가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을 잘 알리며 또한 잘 살 수 있으며 세계인의 일원으로서 지구촌 어느 민족보다도 더 우수하고 뛰어난 자질을 갖춘 국가와 민족인지를 우리 스스로가 자부심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현충일에 호국영령들을 우리의 마음 밭에 새기는 숭고함이 자리를 잡고 있을 때 더욱더 그 뜻이 빛날 것이다.
다시 한번 나라를 지키기 위해 먼저 가신 호국영령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경의를 표하면서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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