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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긴 자와 진 자


 김 은 영
 <늘사랑교회 목사/ 소통과공감 심리상담사>

성서에 의하면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라고 하는 구절이 있다. 성서에서 예수가 고난을 겪고 부활한 후에 했던 말이다. 우리는 세상의 삶 속에서 이렇게 어려움을 딛고 나아가는 것을 세상을 이기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겼다’라는 말의 근원은 대결을 앞에 두고 하는 말이다. 특히 운동경기에서 상대방과 경기할 때 승리의 개념을 이겼다고 표현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또는 기록경기에서도 다른 선수보다 훨씬 더 좋은 기록이 나오면 해당 경기에서 ‘이겼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원래 이러한 대결 구도에서 승부를 결정했을 때 우리는 일반적으로 이겼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상대적으로 패배했던 경우를 ‘졌다’라고 해 이긴 자와 진 자를 구분해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언어의 표현이 된다.
현재 우리의 삶속에는 우리 자신을 빗대어 나를 이기고 나아가야 세상속에서 성공의 삶을 차지할 수 있다고 한다. 바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헤쳐 나가야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사회의 정치를 보면 이긴 자와 진 자라는 구분이 명확하게 드러나곤 한다. 국회의석을 한자라도 더 차지하면 소속 정치집단인 정당이 상대정당을 이겼다고 표현하고 상대적으로 다른정당은 패배했다고 표현한다.

사실 국회의원등의 개인별 헌법기관은 소속이 정당이지만 그들의 결정은 상대방의 의견을 패배시킨다는 표현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독립적인 정치인이다. 오로지 정당의 소속 결정만을 따라야 하는 당리당략이 아닌 국가와 민족을 위한 절대적인 결정의 권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언론 등에서는 편을 갈라 승리한 정당과 패배한 정당으로 구분하는 것이 현실이다.

건강 100세 시대이다. 예전 평균수명이 짧았을 때는 한평생 인생을 풍미했다는 표현으로 일상을 보냈고 멋진 인생이었기에 이기고 진다는 것이 명백해져 이긴  자의 승리에 대한 도취와 진 자의 패배에 따른 쓰라림이 양립되곤 했다.

하지만 현대의 길어진 평균수명에 따라 어떤 사안에 대해 이긴다는 것과 진다는 것은 천재와 둔재의 정의를 말하는 백지 한 장 차이이다.
일생을 영위하면서 평생 이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대부분 진다는 편에 서 있다가 간혹 자신의 뜻대로 이겼을 때 맛보는 성취감이 대부분이다. 정말 평생 자신이 겪은 생활 속에서 승승장구하면서 패배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상대적인 것으로 대결에서 졌을 때는 다음의 다른 사안에서의 대결 혹은 같은 사안이라도 시간이 지나서 다시 재대결 했을 때를 생각해서 수많은 교육과 훈련을 갈고 닦아서 다시는 패배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사에 진보적인 입장의 국회의원 과반수를 넘어 압도적으로 2/3를 차지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도적인 의석수를 갖게 된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는 최근 일련의 정치상황을 보면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의 행보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기는 자는 영원히 이길 수 없는 것이고 진자 역시 영원히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의 구도는 언제든지 국민의 선택에 의해 이긴 자와 진 자가 바뀔 수 있다.

이제 이진 자는 이김으로 얻는 승리의 만족감에서 그만 벗어나 항상 이길 수 있는 마음가짐과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진 자 역시 왜 졌는지를 파악하고 다시 이길 수 있다는 새로움의 발현을 통해 다음 게임에서는 이길 수 있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예전의 민속씨름에서 천하장사가 탄생됐을 때 수많은 경기에서 일방적인 게임으로 이겼던 천하장사가 있었던 반면 막상막하의 대등한 경기로 진행되다가 단 한판의 승부로 이긴 자와 진 자로 갈린 일이 허다 했다.

이제 이긴 자는 이긴 자대로 방어의 충실함을 위해서 그리고 진 자는 다시 이김을 쟁취하기 위해 모든 노력과 함께 자신을 뒤돌아보는 자신 혁신을 이뤄 나갔으면 한다. 어차피 인생은 게임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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