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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벗어나는 생활의 의미


 홍 석 봉
<기아자동차 전주지점 수석팀장>
 
우리사회의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참 바쁘다. 의식주의 해결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참 바쁘게 살아간다. 인류의 문명이 최고로 발달하면서 먹고 살기 위한 생활이 아닌 편리하게 즐기는 생활을 위해 사람들은 바쁘다.

통상적으로 은퇴하신 분들은 이제 직업전선에서 은퇴하였으니 조금은 편안하게 노후를 즐길 수 있는 생활의 안식처를 찾을법한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노인이라고 하는 연령층이 과거 회갑을 기준으로 하였다.

회갑이라는 말은 장수하였다는 축하의 의미로 육십갑자가 다시 돌아온다는 뜻으로 나이 예순한 살의 생일을 이르는 말로 건강 세대를 이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건강 100세 시대에 회갑이라는 말이 그렇게 와닿지 않는 것이다.

그것보다는 직업전선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날을 기념할 수 있고 이후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경제의 가치가 충분할 때 그만큼의 여유와 쉼을 얻을 수 있는 말이다.

사실상 이러한 완전한 쉼을 가질 때 우리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생활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치열한 현대사회는 경쟁 사회이다. 약육강식으로 자연의 동물들이 서로에게 먹잇감이 되고 또는 순리에 의해 도태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사회가 바로 우리 사람들이 사는 사회이다.

철저한 개인주의 사회로 예전에는 가장이 경제활동을 통해 집안을 먹여 살렸지만, 이제는 맞벌이에서부터 시작하여 전체 가족들이 생활전선에서 뛰어야 다른 사람에게 뒤처지지 않는 사회가 되고 있다.

결국, 경쟁사회의 일환으로 다른사람보다 훨씬 좋은 환경의 노후를 즐기고 싶으면 더욱 바쁘게 움직이면서 생활하여야 한다. 법과 제도로 만들어진 각종 적응 장치가 되어 있어서 주말이나 공휴일을 생각하면서 바쁜 일상에서 잠시라도 쉼을 얻고자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러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경쟁사회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다양한 직종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생활을 즐긴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로 인식되어 왔다.

은퇴 세대가 되어서도 은퇴하지 못하고 명퇴하여서도 생활전선에서 뛰어야 하는 오늘의 현실에서 일상을 벗어난다는 것은 사치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대열에서 세계를 리더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사회의 인식도 이제는 여유와 휴식을 통해 재충전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쉼 없이 달려온 세월을 원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일상의 생활에서 벗어나 조금은 휴식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일상을 벗어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여행일 것이다. 그리고 여행을 만끽하면서 캠핑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지만 나이가 든 은퇴 세대들은 캠핑을 조금은 꺼리는 편이기에 주변의 펜션 등을 찾아서 일상에서 벗어나는 여유를 찾을 것이다.

휴식은 재충전의 시작이라고 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시기에는 더욱더 휴식을 통한 재충전을 해야 하지만 경제적인 여건의 미비로 이마저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계획을 세우고 멀리 가는 여행도 있지만, 주변의 산야를 찾아서 산책을 즐기면서 일상의 삶을 동시에 즐기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현대인들의 삶은 참 고단하다. 노동의 성격이 모두 다르겠지만 육체적 노동을 감수하는 사람들의 직업은 물론이거니와 조직사회에서 계층을 상대하는 정신노동은 육체노동과 마찬가지로 고단하다.

문제는 이러한 노동의 형태와 구성이 항상 나 자신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식과 쉼을 취하고 싶더라도 최소한의 생활을 꾸려갈 수 있는 기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 오늘도 잠시 눈을 돌려 일상의 복잡하고 어려운 경쟁사회에서 벗어나 보자. 조금은 새로운 환경에서 재충전의 기회를 얻고 생활의 활력을 갖도록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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