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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여름이 가버렸다


 김 은 영
 <늘사랑교회 목사/  소통과공감 심리상담사>
 
올해 여름은 최장 시간의 장마로 기록된다고 한다. 공식기록으로 예전의 49일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장마가 이어지면서 17일에나 끝날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

여름철의 무더위는 한반도의 기후 여건에 따라 대략 8월 15일을 기점으로 마무리가 되고 이 시기를 중심으로 휴가 역시 끝나면서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예전의 생활패턴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직도 코로나19로 인한 방역과 감염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고 올해 장마 기간이 길어지면서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사망자가 30여 명 넘게 발생하는 등 한반도에 큰 피해를 끼치고 있다. 대부분 농촌지역의 소도시 등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일부 도시지역에서도 산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올해 여름철은 최근 들어 최악의 생활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어느덧 8월의 중순에 접어들면서 기상청의 예보에 의한 찌는듯한 무더위는 별로 느끼지 못하는 여름이 되어 일순간 ‘ 여름이 가버렸다. ’ 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사계절이 뚜렷하지만 봄과 가을이 비슷하고 여름과 겨울이 극단적으로 나뉘어 있어서 생각 여부에 따라 사람이 살기 좋거나 아니면 살기 힘든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여름을 준비했던 생활의 계획들이 이렇게 장마가 길어지는 집중호우로 인해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아직 일부 여름철의 기운이 남아있어 집중호우가 물러간 지역에서는 드디어 폭염주의보가 나타나는 등 일시적인 여름철의 현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름을 기다리는 것이 휴가철이라는 인식의 생활패턴만은 아니다. 여름철을 제외한 나머지 달을 여름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이라고 하면서 여름 한 철 장사로 1년을 먹고산다고 하는 예상이 있고 여름철의 더위를 피해 피서를 간다거나 아니면 외국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작년까지 우리 주변의 흔한 생활패턴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며 국내 여행 역시 올해 여름은 거의 생각하지 못하는 시기에 지나가 버리는 등 우리 사회의 생활 변화는 새로운 면을 맞이하기 위한 변화를 맞고 있다.

들떠 있을 여름철의 휴가 역시 일부 사람들은 다녀왔을지 모르지만, 통상적인 해수욕장 등이 입욕을 위한 제한이 있고 이러한 제한이 입장객들의 일정한 숫자에 맞추다 보니 예전의 자유로운 휴가 계획은 올해 여름철의 경우 많이 달라지고 있다.

달력상으로는 매년 그러하듯이 입추가 지났다. 벌써 가을의 문턱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며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 역시 길어지면서 봄과 가을이 짧아졌다는 현상이 피부로 느끼게 되는데 이번에는 아마 예년보다는 짧은 여름이 되어 여름을 기다려 온 사람들에게는 아쉽기만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의 생활패턴이 무더위를 피해 휴가를 즐기는 것에서 벗어나 사계절 중 업무에 지장이 없으면 사계절 상시 휴가 체계로 바뀌고 있는 만큼 올해 여름철의 반짝 더위는 그렇게 지장을 주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올해 여름이 가버렸다는 역설에는 아직 가지 않은 여름에 대한 염려와 원망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번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으면서 생각지도 않은 피해를 겪은 사람들이다. 설마 하면서 둑이 무너지고 방류가 집중되면서 하류 쪽 주민들이 입은 피해는 자연재해인지 아니면 인위적 재해인지 따져볼 노릇이다.

사람들은 생활의 관계에서 늘 소통할 때 피해가 줄어들고 공감할 때 서로를 배려한다. 이번 여름 역시 다 지나갔지만 나름대로 서로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나누면서 올해 여름의 수해와 코로나를 비켜 가고 한편으로는 재해를 극복하면서 다시 일어서는 재기의 희망을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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