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성 필
<㈜엄지식품 연구주임>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팔월 한가위가 일주일 정도로 다가왔다. 늘 그랬던 것처럼 추석 등 명절은 우리 민족의 대이동이 있는 가까운 친지와 부모님을 찾아뵈는 고유한 풍습이다. 옆 나라 중국에서도 수억 명의 인구가 추석을 맞이하여 이동하는 것이 대략 한 달여를 중심으로 한다고 하니 대단하기도 하다.
이런 명절에 새 옷을 입고 새 신발을 신고 또 맛있는 전통음식을 상차림 하여 제를 올리고 식구들끼리 단아하게 음식을 먹는 것은 오랜 세월 한반도에 정착인 우리 민족의 고유한 풍습이면서 세계적인 문화의 자랑거리이다.
이와 함께 추석에는 햇곡식으로 맛을 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추석이 음력이다 보니 양력에 기대어 세월을 유지하다 보니 너무 빠른 음력이 올 경우를 대비해서 일찍이 동양권에서는 윤달을 이용하여 시차를 조정하곤 했다.
대략 양력을 기준으로 음력 기간이 한 달여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 기후풍토에 알맞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도 팔월 한가위 하면 팔월이므로 대략 8월 15일이 된다. 하지만 양력 8월 15일과 이번 추석의 양력은 10월 1일로 약 한 달 반 정도의 차이가 난다.
윤달이 없었던 어떤 시기에는 9월 초순경에 추석이 오는 일도 있었는데 사실상 한반도의 기후 관련과 잘 맞지 않은 것이라 햇곡식이나 햇과일 등의 시차가 맞지 않아 어려운 때도 있었다.
올해에는 적당하게 시차를 맞추면서 달포를 넘어서는 시간이기에 물론 햇곡식과 햇과일이 풍성해 질 수 있는 때이다.
물론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햇곡식 등이 쓸려나가고 햇과일 등이 떨어져 상품 가치가 없을 수 있지만, 아무튼 추석 명절을 전후로 하여 풍성한 식탁 차림이 이어지는 것이 바로 우리네 생활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요즈음은 추석 명절이라고 해도 제상에 올리는 것이나 가족 간의 식탁에 오르는 것도 직접 요리하는 음식은 몇 개 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송편만 해도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솔잎 가지에 송편을 쪄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요즈음은 기계적인 송편이 잘 나와 있고 사시사철 송편 등이 널리 퍼져있어 추석 때 해 먹는 송편의 의미가 퇴색된 기분이 난다. 직접 솥에 송편을 찌는데 이전에 손으로 송편 모양을 만들면서 가족 간의 송편 모양으로 웃음꽃이 피곤하였다.
사실상 추석 명절의 백미는 음식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새 옷과 새 신발 등과 그리고 넉넉하고 후한 돈이라는 것에 마음을 기울인다고 하지만 어울림의 최고는 음식에 있었다. 푸짐한 우리 민족의 상차림을 보면서 남길지언정 모자라라지 않게 음식 장만을 하는 우리 부모님의 세대는 지금도 추석 명절이 되면 거의 변함이 없다.
하지만 신세대의 젊은 사람들은 이와 같은 가족 간의 상차림보다는 개인적인 혼밥이나 소수의 어울림으로 상차림을 하다 보니 인스턴트 식품이나 간편 조리 식품에 눈을 돌려 추석 명절의 상차림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은 외로움이 있다.
2020년의 추석 명절도 예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추석은 정부와 방역 당국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이동을 최소화하자고 권고하고 있다. 이동이 사라지면 지금의 생활에 대한 연장일뿐 추석 명절의 분위기를 친지와 함께하려는 민속 명절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올해에 한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코로나19가 길어지면 설날 명절 역시 예외일 수 없기에 약간은 걱정이 앞서게 되어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추석 명절은 1년에 딱 2번 있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 아닌가?
바로 이런 점에서 추석 음식의 묘미는 푸짐한 상차림의 맛있는 음식보다는 가족 간의 어울림이 음식을 통한 묘미를 전달해 준다. 이와 함께 음식 또한 직접 가족 간의 정이 따뜻하게 오고 간다면 두말할 나위 없이 더 좋은 것은 물론이다.
이번 추석 명절을 기대해 본다. 아쉽지만 친지를 찾아뵙고 코로나19 환경에 대한 철저한 방역을 다짐하면서 명절 분위기도 잊히지 않도록 기본은 갖추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