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 성 근
<전, 동북초등학교 교장>
많은 사람이 지금도 알고 있는 대중음악 중에 가수 이용이 부른 ‘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라는 10월을 상징하는 노래가 잘 알려져 있다. 사실상 10월의 마지막 날에 부르는 노래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노래이다.
이제 올해 10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이 생활의 활동성 부문에 많은 제약이 있다 보니 요즈음 가을철 마지막을 부르는 단풍의 계절에도 선뜻 밖으로 나가 진한 단풍 구경을 간다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 고장에 있는 내장산의 단풍은 한반도 최고의 단풍산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10월을 가게 하는 가을의 순환이 있는 끝자락일 것이다.
물론 10월의 마지막 주인 10월 26일은 우리 민족사에 커다란 획을 그었던 날이기도 하면서 희비가 엇갈리는 계절의 끝자락이기도 하다. 이 10월의 끝자락을 우리는 노래를 통해 잊혀진 계절이라고 해서 가수 이용이 부른다.
선율의 멜로디는 단순하지만, 그날의 쓸쓸했던 날들이 가을의 끝자락에 밀려오면서 오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사실 10월은 가을의 중간쯤 되는 달이다. 3개월을 기준으로 9월부터 11월까지가 한반도의 가을철이라고 한다면 이번 10월은 딱 중간이 되는 달이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한반도의 기후변화가 조금은 이상해졌다. 봄과 가을이 석 달이 아니라 두 달도 되지 못할 정도 계절의 순환이 매우 짧고 한편으로는 길어진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가 온대기후가 아닌 아열대 기후라고 하여 변화의 폭이 매우 크다는 기후학자들의 견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한반도에 북쪽 기온이 상승하는 대가로 되려 찬바람이 한반도로 밀려온다고 분석한다. 사실상 겨울이 더 추워진다는 역설적인 사항이 지금 우리 곁에 와 있다.
그래서 계절의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한다는 10월이 가장 짧은 가을을 지나가게 하고 바로 이어 겨울의 초입에 들어서는 것이 10월과 11월 사이일 것이다. 낭만적 가을의 정취는 어느새 추운 바람을 막아야 하는 겨울의 준비태세가 되어 버렸다.
말 그대로 잊혀진 계절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이렇게 10월의 밤은 깊어가면서 결국 이틀 후면 마지막 날을 맞이할 것이다. 요즈음은 사람이 조금 많이 모이는 곳을 극단적으로 경계하기 때문에 자유스러운 10월을 보내는 것도 조금은 부담스럽다.
그래도 우리 생활에서 상징적으로 10월은 낭만을 부르는 달이기도 하고 예전에는 수많은 커플이 공식적인 결혼식을 올리는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사랑과 추억이 있고 결실이 있는 터인즉 그래서 10월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벌써 10월이 거의 다 가고 있다. 생각하고 느껴보지 못한 사이에 세월은 유수와 같다더니 단풍잎이 빠르게 지는 것처럼 10월도 빠르게 지나는 것 같다. 인생 역시 단풍잎으로 물들어 가는 것처럼 품격있고 보기 좋은 것으로 남길 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서 매우 안타깝다.
요즈음 뉴스에는 10월이 가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 정치 관련에서부터 경제를 비롯한 사회적 뉴스거리가 참 많다. 10월의 역사에서 다시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것이 역사의 가치라고 할 수 있지만 아쉬운 것이 많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올해 10월도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되겠지만 인생의 역사는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기에 다시 쓰는 역사의 소중한 장이 되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가는 안개와 같은 인생에서 가치를 나타내고 싶다.
그것은 세상에 이름을 알리는 유명인사가 아닌 소박하고 작은 꿈일지언정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았고 그 세월 속에 10월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잊혀진 계절 10월을 생각하면서 마지막 밤을 지내는 아름다운 순간을 기억하면서 낭만을 즐기는 것도 인생의 보람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