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전통 윷놀이 (2)



 윤 현 정
<원예술대학교 교수, 이학박사>

(1)편에서 계속)
윷말 하나가 밭(참먹이, 참, 출구)을 빠져 나오는 것을 '한 동났다'고 하며, 4개 동을 먼저 나면 이긴다.

윷말은 ‘참’에서 시작하여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간다. 놀이꾼이 윷을 던져서 나온 윷패에 따라 윷말을 쓰는데 윷말이 전진하다가 자기편이나 상대편의 윷말을 지나쳐 갈 수 있다. 이때 만약 자기편의 윷말이 있는 지점에 도착하면 두 윷말을 묶어서 한꺼번에 나아간다.

즉  한꺼번에 두 개 이상의 말을 함께 쓸 수도 있는데 이것을 ‘업’이라 하여 보다 능률적이긴 하나 상대편 말에 잡힐 경우에는 더욱 불리하게 된다. 만약 윷말이 상대편 윷말이 있는 곳에 도달하면 그 윷말을 잡으며 윷을 한 번 더 던진다.

그러나 참에 있는 윷말을 잡았을 때는 한 번 더 던질 기회를 주지 않는다. 시대가 흐르면서 여기에 뒤도나 자동임신, 퐁당 등의 변이 요소가 새로이 등장해서 승부에 더 큰 변수가 생겨났다.

윷놀이는 4개의 윷짝이 엎어지고 젖혀진 상태에 따라서, '도'(돼지) '개'(개) '걸'(양) '윷'(소) '모'(말)가 되고, 말판에 윷말을 쓴다.

윷 3개가 엎어지고 1개가 젖혀진 것은 ‘도’라 하여 한 밭을 가고, 2개가 엎어지고 2개가 젖혀진 것은 ‘개’라 하여 두 밭을 가며, 1개가 엎어지고 3개가 젖혀진 것은 ‘걸’이라 하여 세 밭을 간다.

그리고 4개가 모두 젖혀진 것은 ‘윷’이라 하여 네 밭을 가고, 4개가 모두 엎어진 것은 ‘모’라 하여 다섯 밭을 간다. ‘윷’과 ‘모’가 나오면 이를 ‘사리’라 하여 한 번 더 던진다.

윷패에 따라 밭 수를 이렇게 계산하는 근거는 가축의 덩치와 달리는 속도 등에 따라 윷패의 밭 수와 윷말의 움직임이 결정된 것이다.

상대편 말을 잡을 수도 있으며, 말이 가다가 자기편 말과 합치는 것을 '업는다'하고, 풋밭에 있는 말에 동을 새로 붙여 두 동 이상을 만들 때를 '굽는다'고 한다. 또, 말판이 없이 암기하여 놀기도 하는데 '건공 윷말 쓴다'고 한다.

집 윳놀이의 말판은 한쪽이 다섯 밭씩으로 정사각형 또는 원형의 20밭과 중앙을 검정으로 하는 X자형(원형판은 +자형)의 다섯 밭씩 도합 29밭으로 되어있다.

말판의 29개의 밭은 추성(樞星 : 북두칠성의 첫째 별)과 28숙을 나타낸 것으로, 한 가운데 추성을 '방'이라 하며 그 주위의 것들은 28개의 '별(숙)'이다. 즉 추성을 중심으로 한 28숙(하늘을 4개의 궁, 즉 동쪽은 청룡,  서쪽은 백호, 남쪽은 주작, 북쪽은 현무 등 4궁(宮)으로 나누고 다시 각 궁을 7숙(宿)으로 나누니 28숙이 된다. 28숙은 고대 성가법(星家法)으로 사용되어 온 것인데 방위와 음양으로 나누어서 운명을 간명한 학문이다.)을 본떠 만든 것이다.

윷말판의 바깥이 둥근 것은 하늘, 안쪽의 사방은 땅, 윷짝이 넷인 것은 춘하추동 사계절을 뜻한다. 이와 같이 윷은, 곧 우주 자연과 모든 생물을 의미하는 오묘한 자연의 도와 생명윤리가 담겨져 있다.
그러하기에 윷놀이는 매우 건전한 민중오락으로써 한국적 사회문화의 기초에 가장 적합한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다.

윷놀이의 분포는 전국적이며, 1년 사시사철 그늘진 마당이나 안방, 응접실 등 여러 명이 어울려 놀 수 있는 좁은 공간만 있으면 어디서든 행해졌던 우리나라 대표적 전통놀이이다.

특히 농한기나 정초에 많이 하였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신명나게 즐길 수 있다. 정초에 친한 사람들끼리 윳을 던지고 신명나는 소리를 지르는 모습은 우리 민족의 담백하고 검소한 일면을 보여주는 흐뭇한 광경이라 할 수 있다.
 
윷놀이는 재미로도 하지만 농경사회에서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소망이 담겨 있다.

(출처 ‘한국세시풍속사전’ 자료 참조)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