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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거짓말 기법


김 양 옥
<전주교육대 겸임교수/ 한국스피치, 웅변협회 전북회장>
 
우리의 스피치 생활에서 모든 거짓말은 항상 나쁜 것일까? 모든 진실은 통하는 것일까? 아니다.

이제까지 굳게 믿었던 진실과 거짓에 대한 생각은 틀릴 수도 있다. 때로는 진실보다 거짓말이 잘 통할 수 있으며, 때때로 거짓말은 상대방의 자존감을 높여주기도 하고 갈등을 없애기도 하며 좋은 관계를 형성하도록 해준다.

그러면 진실은 영구적이고 거짓은 유통기한이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진실 또한 영구적이지 않다.

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데, 왜냐하면 진실이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또는 사람의 관점이나 입장에 따라 바뀌기도 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관계를 증진하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거짓이라면 우리가 말하는 진실보다 더 값진 진실이 될 수 있다.

“당신은 참 아름답습니다” “박 대리는 일 처리가 참 신속한 사람입니다” “당신에게 일을 맡기면 안심이 됩니다. 당신을 전적으로 믿어요” “서 차장은 일 처리가 깔끔한 사람입니다” “이 대리는 프리젠테이션 능력이 참 탁월한 사람입니다” “따님이 참 예쁘네요”

이러한 말들이 모두 진심일까? 물론 정말로 아름다운 사람을 보고 “당신은 참 예쁜 사람입니다”라고 진심을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개는 진심이 아니다.

이것을 우리는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한다.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라면, 말속에 악한 마음이 없는 것이라면 거짓말은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조금씩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간다. 거짓말을 전혀 하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에만 거짓말을 허용할 수 있다.

결과에 나쁜 영향을 미칠 정도의 거짓말은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불가피하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능한 한 상대방이 모르게 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거짓말이 발각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거짓말기법을 잘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선의의 거짓말이어야 한다. “아드님이 참 영특하게 생겼네요” 이런 말은 상대방이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거짓말이다.

이것은 관계지향적 대화의 일종이다. 관계지향적 대화는 사실지향적 대화와 달리 거짓이어도 상관이 없다.

둘째, 나쁜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악의 없는 거짓말이라도 결과가 나쁜 성과로 연결된다면 이는 지양해야 한다. 나쁜 거짓말은 곧 들통나는 거짓말이다.

셋째, 반복적이서는 안 된다. 직장생활에서도 한두 번의 거짓말은 웃고 넘어갈 수 있지만, 그러한 거짓말이 되풀이되면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게 된다.

넷째, 진심이 바탕이 돼야 한다. 진심과 거짓은 완전히 다른 의미이긴 하지만 거짓말도 진심이 바탕이 돼야 한다, 진심 80%, 거짓 20%는 용인될 수 있어도 거짓 100%는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집사람의 음식 솜씨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항상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줬다고 칭찬한다. 이렇게 하니 식탁이 즐거워지고 집안에 웃음꽃이 핀다.

이와 같이 선의의 거짓말을 해 상대방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좋은것이다.

우리 모두 스피치기법을 터득해 대화의 센스를 활용하는 현명한 사람이 될 때 즐겁고 행복한 바이러스가 넘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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