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가 2019년 4월 5일 모악산축제장인 금산사 주차장 특별무대에서 공연했던 창작 뮤지컬 한 편이 요즘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김제 한 시민단체가 박 시장의 해명 여하에 따라 검찰 고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2년이 지나 왜 이 문제가 갑자기 불거졌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시민들도 많은 것 같다.
당시 축제에서 공연된 뮤지컬은 3편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작품은 ‘본주’ 라는 창작 뮤지컬이다. 당시 축제에서는 본주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 지도자를 다룬 2편의 공연도 함께 공연됐다. 특정 종교만 다룬 것이 아니었다. 축제의 모태인 모악산 자락에 터 잡고 있는 3개 종교 지도자를 다뤘다.
그런데 특정 종교만 논란이 되고 있다. 이유는 본주의 주인공이 박준배 시장이 개인적으로 추앙한 증산도 계파의 교주라는 것이다. 시장의 개인적 성향이 반영된 인물을 우상화하는 데 소중한 혈세를 썼다며 제작 의도와 박 시장 딸의 출연 이유, 시장 지시 여부를 밝히라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우리는 좀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어떤 사안이든 전체적인 입장에서 균형감각을 가지고 객관적일 필요가 있다. 부분적으로 보면 본질과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앞뒤 자르고 특정 용어나 한 토막 문장만 놓고 사실이 왜곡되는 경우를 흔히 접한다.
우선 모악산의 종교적 유산문제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모악산 주변은 몇 발자욱만 옮기면 각기 다른 종교의 성지라고 할 정도로 종교의 발상지이고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다. 모악산이 종교의 발상지고 성지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만큼 명산으로 각 종교의 융성 여부를 떠나 각 종교문화가 집약된 보고다.
모악산의 종교문화 발상지로서의 가치와 역사성 등을 발굴 보존하고 이를 널리 알려 문화관광사업으로 연계해 지역민들의 수익사업으로 연계해야 한다는데 김제시민이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래서 김제시는 불교, 증산도, 개신교, 천주교 등 4대 종단의 문화유산을 엮어 ‘아름다운 순례길’을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모악산축제에서 3개 종교 관련 창작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 국민의 절반은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개인의 신앙의 자유와 신념을 탓할 수는 없다. 국민 대부분이 종교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사심 없이 업무적 측면에서 자신과 관련된 종교문제를 다뤘다면 이를 비난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물론 객관적, 일반적 사유가 미흡한데도 특정 종교 하나만 다뤘다면 충분히 의혹을 사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모악산 일대에는 증산법종교 본부가 있다. 신라시대 진표율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금산사도 있다. 1905년 미국 선교사 데이트가 설립한 금산교회도 옛 모습 그대로다. 1937년 원평 공소로 설립돼 1977년 본당으로 승격된 원평성당도 있다. 이처럼 모악산 자락 아래 불교, 증산도, 개신교, 천주교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모악산 품 안에 4개 종교가 자리 잡은 종교문화의 성지다.
이 때문에 모악산은 명산이기도 하면서 종교의 성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김제만의 훌륭한 문화는 종교인, 비종교인을 떠나 발굴 보존하고 문화관광과 연계해야 산업화해 미래의 먹거리로 만들어 가야 한다. 모악산축제에서도 특정 종교만이 아니라 3개 종교지도자를 뮤지컬로 무대에 올렸다.
김제시 역시 이와 관련 모악산이 여러 종교의 본산지여서 각 종교의 지도자를 알리는 뮤지컬들을 제작하게 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제시가 각 종교를 배려하려고 했던 보습도 엿볼 수 있다. ‘본주’의 문제를 그런 순수한 마음으로 볼 필요도 있다.
모악산 축제뿐만 아니라 누구든 무슨 일이든 의혹을 사지 않도록 항상 신중해야 함은 백번 강조해도 옳다. 지금은 새만금 시대를 맞아 김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모든 김제시민들이 넓은 마음과 포용적 자세로 지역발전에 함께 힘을 모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