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적 분위기는 직장 내 성추행이나 갑질을 하다가 그 같은 사실이 드러나면 혹독한 사회적 지탄은 물론 상응한 대가를 치른다.
우리사회가 그동안 그런 문제에 무뎠던 점이 없지 않았다. 이제는 성추행과 갑질 같은 일은 우리사회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그런데 일부 사건들을 보면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리거나 불이익을 당하게 하기 위해 사실을 과장하거나 없는 일까지 있었던 것처럼 외부에 퍼뜨리고 심지어 고발하는 경우도 보아왔다.
지금의 사회분위기가 갑질이나 성추행에 대해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를 거꾸로 악용하는 경우도 없지 않아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하고 철저하게 조사하고 대처해야 한다.
그래서 성추행이나 갑질이 사실로 드러나면 엄히 다스려야 한다. 반면 애꿎은 사람이 모함을 당하거나 과도한 인격적 살인과 불이익을 당하는 억울한 일 또한 없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한번 매도되면 실추된 명예나 인격, 불이익을 회복하기 쉽지 않아 억울한 피해자를 발생시켜선 절대로 안 된다. 건전한 사회가 되도록 모함이나 악의적 의도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
최근 김제시 관내에서도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김제시 보건소장 A씨는 직장 내 성 비위와 부하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등의 사유로 지난 6월 말 대기 발령됐다. 그리고 전북도는 대기 발령받은 A씨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어 강등 처분을 의결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김제시가 이 의결을 확정하면 A씨는 4급 서기관에서 5급 사무관으로 직급이 한 직급 강등된다.
강등은 공직자 징계 중에서도 중징계다. 당사자에게는 엄청난 타격이다. 이에 A씨는 중징계 처분에 불복해 소청 심사 청구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인사위에서 A씨는 업무 과정에 벌어진 일이고 성 비위나 갑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억울함 해소와 명예회복을 위해 행정소송 제기도 고민 중인 것 같다.
안타까운 건 이번에 징계를 받은 A 소장은 그동안 업무추진력이 탁월하고 성실하고 부지런하며 현장을 발로 뛰는 밀착 보건행정으로 김제시보건행정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가 많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그동안 좋은 평가를 받았던 사람이었기에 이번 일이 발생한 후 주변에서는 사건이 불거진 배경을 석연치 않게 여기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법조인들은 아홉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말라는 말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 그만큼 억울한 일이 조금이라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와 유무죄 판단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김제시보건소장 징계 문제도 그런 요인은 없는지 우려되는 바 없지 않다. A 소장에 대한 성 비위와 갑질 의혹제기와 관련해 지역에서는 이런저런 소문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징계관련 기관은 지금이라도 지역에 떠도는 소문내용에 대한 진위파악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혹여 진실이 왜곡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를 악용한 주변인들의 시기나 질투에 의한 불순하고 왜곡된 요인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요즘 사회분위기에 몰려 정확한 진위파악에 소홀했거나 정도에 지나친 징계는 아닌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죄는 엄히 다스려야 맞지만 억울한 자는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본지국장 김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