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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탄소중립 달성, 케나프에 주목하자

온실가스는 누가 먹나, 케나프가 알아서 척척!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이인석 농업연구사(농학박사)



  9시 42분! 바로 세계환경위기시계를 가리킨다. 12시에 가까워질수록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9~12시까지는‘위험’단계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우리 정부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

우리는 이산화탄소(CO2)가 원인인 기후위기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지구의 CO2 농도는 18세기 산업화 이전까지 280ppm으로 일정하였다. 그 이후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하여 2020년에는 413.2ppm으로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였다. 그 결과 1984년 연평균기온편차(연평균기온과 평년값의 차이)가 ±0.5℃이었던 것이 2020년의 기온편차는 0.3℃로 0.8℃ 증가하였다.

지난해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각국이 제출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종합해보면‘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려는 기존의 목표와는 달리 2.4℃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극단적 기후변화를 동반한다. 우리가 겪었던 2020년 약 54일간의 긴 장마와 2021년 역대 두 번째 높은 평균기온(13.3℃)은 우리가 몸소 체험한 기후위기이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 사과 재배적지는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지리산 아래 경남 산청에서 바나나와 망고가 재배되고 있다. 이러한 이색적인 농업환경이 여기에서 멈추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국제적으로 2021년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수 온도를 기록하였다. 미국 및 유럽의 산불로 지난 8월에는 1.3기가톤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어 기후위기를 더욱 앞당겼고,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는 수 차례 대홍수가 발생했다. 지구상에는 현재 약 1천400만 종의 동·식물종이 서식하고 있는데 약 1만 2천 종이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고 수천종은 멸종되었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가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먼저, 우리 정부는 탄소중립을 사회 패러다임의 전환과 국가 성장 동력의 계기로 삼기 위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법제화하였다. 그 결과 금년 3월부터‘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이 본격 시행된다.

대기업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확대하기 위해 친환경 사업추진단을 출범시키고, 제품생산에 신재생 에너지 사용을 늘려 온실가스 배출양을 줄이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는 ESG 중 환경(E) 분야가 탄소중립을 위해 가장 어려운 부문으로 조사되었다. 환경 분야의 지속가능성이 기업 활동의 중대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는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다. 바로‘케나프’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내 경지면적의 4%에 달하는 휴경지에 이를 재배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농토의 황폐화를 예방하는 것이다.

케나프는 32톤/ha의 바이오매스 생산량을 갖고 있어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벼·소나무보다 3배가량 높고, 폐기종의 원인인 이산화질소 흡수율도 옥수수의 66배에 달한다. 그리고 뿌리가 최대 3m까지 뻗으므로 농경지의 유기물 함량을 증진시킬 수 있다.

이런 우수한 자원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기 위해 전라북도농업기술원(원장 박동구)은 케나프의 육종 및 재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타 기관에서 케나프 품종을 육성하였지만 줄기 수량이 적어 국제 경쟁력이 부족하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2018년부터 연구를 시작하여 케나프 육종 원천기술을 확보하였고, 간척지 등 다양한 환경에서 평가하여줄기 건조량과 종자량이 우수한 10계통을 개발하였다. 또한, 연구 결과가 학술지에 게재되어 여러 국가로부터 협력 연구를 제안받았다. 이런 계통들을 빠른 시기에 품종화하여 우리나라의 환경위기시계를 안전 단계로 되돌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케나프와 같은 식물체의 바이오매스는 IEA와 IPCC로부터 탄소제로 배출(Zero Carbon Emission) 자원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우리 정부의 탄소중립 기본방향 중‘탄소 흡수 수단 강화’가 한 축으로 제시되었다. 한반도의 환경위기시계를 단 1분이라고 지연시키고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우리의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탄소 먹는 하마‘케나프’에 주목하는 것이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이인석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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