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지도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존경할 만한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해온 것 같다.
여기에 하나 덧붙여지는 것이 있다면 측은지심과 수오지심을 아는 인간적인 매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민주주의는 소위 ‘명망가’들이 만드는 게 아니라 수많은 ‘나’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것임을 깨달은 것이다. "민중이란 다정하게 대해주거나 아니면 철저하게 파멸시켜버려야 한다. 무릇 인간이란 작은 모욕에는 반격하지만 크게 짓밟히면 반격할 엄두를 못 낸다" 마키아벨리 군주론의 문제의식이다. ‘민중’을 ‘기득권’으로 바꾸면 완벽하게 동의하게 된다. 그는 군주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통치술과 군사력, 판단력, 자유의지를 꼽았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는 두 번째 덕목인 분별있는 잔인함, 신중한 잔혹함을 요구하는 판단력이다.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책임감, 의무감, 도덕성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지도자도 불완전한 존재이며 모든 면에서 완전하게 도덕적일 수도 없을뿐더러 청렴할 필요도 없다고 보았다. 적어도 암묵적으로 합의된 정도의 도덕성이란 늘 있게 마련이니 그 정도의 기준이면 충분하다. 국민을 피지배계층으로 보고 대통령을 아직도 권위주의 시대 리더십의 인식에서 한발짝도 걸어나오지 못한 시대착오적인 세력들은 마키아벨리식으로 말하면 잔혹하게 쓸어버려야 하는 적폐들이다. 이재명은 협상할 뿐 그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이들에겐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이것이 분별있는 잔혹함으로 비춰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리더로서 필요한 덕목이 아니겠는가. 시민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아도 유권자라는 이유로 굽신거리는 리더는 이 시대에 맞지 않다. 때로는 계몽군주로서 때로는 자애롭고 포용력있는 리더로, 때로는 국익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기회주의적 실용주의자가 될 수 있어야 하며 반사회적, 반민족적 행위에 대해서는 비타협적이고 잔혹한 면모를 보일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필요로 하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