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면 홍도리 홍도분교’
전교생이 4명인데 모두가 영재란다.
4명 모두가 각 학급의 전체 수석이란다.
'홍어의 길은 홍어가 알고, 가오리 길은 가오리가 안다'
그들만의 빛나는 인생길이 열릴 것이다.
이른 새벽 일출을 보러 선창가에 나왔지만, 어제와 다르게 날씨가 몹시 사나웠다.
어두운 부두에서 파도와 밀담을 나누며 마시는 커피는 내 생전에 처음 겪어보는 무아의 황홀경이었다.
이곳이 바로 莊子가 꿈꾸던 無何有之鄕이요, 토마스모어가 말하던 Utopia요, 老子가 찾던 小國寡民의 낙원이 아닐까 싶다.
반도의 끝으로부터 서남단의 마지막 섬.더는 갈 곳 없는 외딴 섬에서 나는 문득 연암이 요동 벌판에서 느꼈던 ‘호곡장(好哭場)’의 감정이 솟구쳤다. “호곡장(好哭場)이로다. 가이곡의(可以哭矣)로다”~,
울기 좋은 장소로다. 한번 실컷 울어볼 만한 곳이로구나~,
연암은 말하기를 인간은 단지 슬픔 때문에 우는 것만이 아니라 하였다.
7情의 모든 감정 뒤에는 울음이 있다. 울음은 지극한 감정이 터져 나오는 것이므로 천지의 우레와 같은 것이다. 참된 울음이란 갓 태어난 아이가 어미 배 속에 있다가 탁 트인 넓은 곳으로 빠져나오며 거짓 없는 감정이 다 하도록 참된 소리를 지르는 것과 같은 것이라 하였다.
아울러 ‘천고의 영웅들은 모두 잘 울었고, 미인들은 눈물이 많았다. ‘英雄善泣, 美人多淚.’ 하였다. 파도의 울음소리, 솔숲 바람의 울음소리, 새들의 울음소리~,
그 적막한 원시의 울음소리 향연 속에서 나 또한 태고의 소리를 내며 함께 울었다.
/박황희 고전번역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