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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황희 고전번역학자 칼럼




일엽지추 - 一葉知秋

‘一葉知秋’

나뭇잎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 온 것을 안다.

‘梧桐一葉落, 天下盡知秋.’

오동잎 하나가 떨어지면, 천하 사람이 다 가을임을 안다.

- 《시전명물집람(詩傳名物集覽) 卷12 梧桐生矣》 중에서

‘見一葉落而知歲之將暮, 覩甁中之氷而天下之寒.’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를 보면 한 해가 장차 저물려 하는 것을 알 수 있고,

병 속의 물이 언 것을 보면 천하가 곧 추워지리라는 것을 안다.

- 유안(劉安), 《회남자(淮南子)》, 〈설산훈(說山訓)〉 중에서

‘山僧不解數甲子,  一葉落知天下秋.’

산 속의 승려는 세월을 헤아리지 않고도 떨어지는 잎 하나로 천하에 가을이 왔음을 안다. - 唐 무명 시인, 《문록(文錄)》 중에서
‘一葉落兮天地秋’

나뭇잎 하나 떨어지니 천지는 가을이네

- 唐 이자경(李子卿), 《청추충부(廳秋蟲賦)》 중에서

‘春風桃李花開夜, 秋雨梧桐葉落時.’

봄바람에 도리화가 피는 밤이요, 가을비에 오동잎 떨어지는 때로다.

- 백거이(白居易) 〈장한가(長恨歌)〉 중에서

‘人間一葉梧桐飄, 蓐收行秋回斗杓.’

인간 세상에 오동잎 하나 날리니 가을을 관장하는 신(神)이 가을을 운행하여 북두칠성 자루를 되돌리네.

- 장뢰(張耒) 《가산집(柯山集) 卷3 七夕歌》 중에서
‘門外三竿日, 江關一葉秋.’

문밖에는 해가 높이 떴고, 강남에는 낙엽이 져 가을이 왔네.

- 소식(蘇軾) 〈과해득자유서(過海得子由書)〉 중에서

‘騷人故多感, 一葉已驚秋.’

시인이란 본래 감정이 많아 나뭇잎 하나에도 가을을 놀란다.

- 고려 이규보(李奎報)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才開碧沼謀淸暑, 一葉秋聲意已闌.’

겨우 푸른 못 파 놓고 더위 씻으려 했더니, 떨어지는 오동잎 하나에 가을 기운 완연하구나.

- 고려 이규보(李奎報)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井梧一葉驚秋聲, 玄蟬嘒嘒涼意生.’

우물가 오동 한 잎 가을 소리에 놀라고, 매미 우는 소리에 서늘한 기운 감도누나

- 고려 이색(李穡) 《목은집(牧隱集)》

‘時秋雨新霽, 一葉落庭梧.’

때는 가을이라 비가 막 개고 나니, 뜨락에 오동 한 잎새가 떨어지누나

- 고려 서거정(徐居正) 《사가집(四佳集)》

‘西風撼井䦨, 一葉梧桐雨.’

가을바람이 우물 난간을 흔들면, 오동잎 한 잎이 떨어진다네.

- 조선 신흠(申欽) 〈한거사영(閑居四詠)〉

‘七月蓬山雨, 高梧一葉秋.’

칠월이라 봉산에 비가 내리고, 키 큰 오동나무 한 잎 떨어지는 가을이라네.

- 조선 조준(趙浚) 《송당집(松堂集)》

‘梧桐一葉落, 秋色入空閨.’

오동나무 한 잎사귀 떨어질 때, 가을빛이 빈 규방에 스며드네.

- 조선 정두경(鄭斗卿) 《동명집(東溟集)》

‘老夫覽鏡悲白頭, 爲是一葉天下秋.’

늙은이는 거울 보며 허연 머리 서글픈데, 낙엽 하나로 온 천하가 가을로 물들었구나.

- 조선 정두경(鄭斗卿) 《동명집(東溟集)》

‘五更曉色先虛閣, 一葉秋聲滿小樓.’

오경 새벽빛은 빈 누각에 먼저 오고, 한 잎 떨어지자 가을 소리 작은 다락에 가득하네. - 조선 허백(許伯) 〈제간성루(題杆城樓)〉

‘一葉梧飛天下秋, 秋風秋雨滿孤樓.’

오동잎 한 잎 날리자 천하가 가을이라, 가을바람 가을비만 외로운 누각에 가득하네.

- 조선 조두순(趙斗淳) 〈심암유고(心庵遺稿)〉

벌써, 낙엽 밟는 소리가 가슴에 들려온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올 가을은 제발 좀 길었으면 좋겠다~.

/박황희 고전번역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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