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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이야 가라
미국의 수영선수 토렌스는 41살의 나이에 역대 최고령으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습니다. 그는 "16살인 젊은 선수와의 나이 차를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에 "수영장의 물은 선수의 나이를 모른다"는 명답을 내놨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한방 먹인 거지요. 지난 주 103세의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이른바 국민의힘 '공부모임'에 강사로 가신 걸 봤습니다. 말이 공부모임이지 '계파모임'에 가 강의하는 노철학자의 모습에 웬지 연민이 갔습니다. 1백세 이상을 살고도 저렇게 정치적 이용을 당할 수 있다는 서글픈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잘 늙어야 합니다. 유행가 한 귀절은 정답을 웅변합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노사연, <바램>).
1953년생 뱀띠인 저는 지난 달 말에 칠순이 됐습니다. 마음은 2030처럼 혈기방장한데 정말 쏜살같이 가버린 세월입니다. 그래서 70대 이후에 뭔가 의미있는 일을 이룬 분들을 찾아봤습니다. 특히 문화예술계에 그런 분들이 많았습니다. '미국의 샤갈'이라 불리는 화가 리버맨은 77세에 그림을 시작해 103세까지 활동했습니다. '미국의 국민화가' 모지스 할머니는 자수 때문에 손가락이 곱아 더 이상 못하게 되자 76세에 그림을 시작해 101세까지 활동하며 미국 최고의 화가가 됐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79세에 대통령이 됐고 김대중 만델라 대통령은 74세 때 대통령을 시작했습니다. 브라질의 룰라도 내년 초 76세에 두 번째 대통령직을 시작합니다. 미국의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85세에 스카이 다이빙을 해 미국 대중잡지의 표지를 장식했습니다. 학계에도 7080의 노익장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지난 2016년 8월 윤화중 건국대 명예교수는 81세에 성균관대에서 유학 박사 학위를 땄습니다.
#2. 노장청(老壯靑) 결합이 시너지를 낸다.
나이 20을 약관이라고 말할 때 70은 고희나 종심이라고 합니다. 마음 가는대로, 자유자재로 쫓을 수 있다는 얘기겠지요. 어떤 이들은 연령의 특징을 기질로 분류해 20대를 혈기, 30대를 객기, 40대를 오기, 50대를 지기, 60대를 직관, 70대를 달관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노장청(老壯靑)은 2030의 화끈한 추진력, 4050의 성숙된 균형감, 6070의 난숙한 지혜와 달관이 삼합처럼 잘 결합될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요? 8090 선배님들 화내지 마십시오. 제가 아직 그 연령에 이르지 않아서 그 감성은 잘 모릅니다.
#3. 청춘 예찬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로 시작되는 민태원 시인의 <청춘예찬>은 아마도 많은 노인들의 애송시일 것입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을 말한다/ 때로는 20대의 청년보다 60대의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다/ 나이를 먹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언제 낭송해 봐도 참 좋은 시입니다. 힘을 주는 에너자이저 같습니다.
청춘의 검붉은 혈맥 같이 가슴을 고동치게 하는 몇 분의 말을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실패'는 바느질할 때 쓰는 단어일 뿐 내 사전에는 없다는 경구도 포함됩니다.
"매일매일이 새로운 기회이다. 나는 오늘을 좋은 날로 만들기로 결정했다"(루이스 헤이)
"모든 일에 있어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지 걱정하지 말고, 내가 최선을 다 할 수 있을지 그것을 걱정하라"(조선, 정조)
"실패는 오로지 위대함으로 가는 또 하나의 디딤돌이다"(오프라 윈프리)
"나는 9천번 슛을 실패했고, 3백번의 경기를 졌다. 그것이 내가 오늘 성공한 이유이다"(마이클 조던)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카톡방을 열어보니 제10년 위인 고명한 박물관 전문가 선배님이 제가 짧은 시를 좋아하는 걸 아시고 맞춤 양복 같은 시 한 편을 보내주셨습니다. 나태주의 ‘행복’이라는 시를 낭송했더니 기분이 정말 좋아졌습니다.
삶이 별겁니까? 태도가 많은 걸 바꾸어 줍니다. 기본 자세만, 생각의 단초만 긍정적으로 바꾸어도 삶의 지평이 달라집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혹시 현 정권과 대통령 부부가 매우, 혹은 웬만큼 마음에 드신다면 여기서 끊고 더 이상 읽지 마십시오.
그와 반대의 경우라면 제 태도와 방식을 한번 원용해 보십시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실은 후배에게 배웠습니다). 대통령은 '길어야, 임기를 제대로 다 채워야 5년짜리 계약직 근로자'에 불과하다. 잘못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중간에 해고(탄핵)될 수도 있다. 너무 힘들고 지쳐서 본인이 걸어내려 올 수도 있다. 그 옆에서 부속실도 없이 영부인 역할을 하면서 경력, 이력, 행적이 거의 모두 국민들에게 알려진 여성은 얼마나 괴롭고 고되겠느냐. 어떻습니까? 숨이 좀 쉬어지십니까? 참고로 영어 알파벳 A에서 Z까지 각각 1~26점을 부여하고, 그 총합이 100점이 되는 단어. 그게 Attitude입니다. 바로 계산 들어가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