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한여름 밤 음악의 열기가 매우 뜨겁다. 전북지역의 상황이 최근 새만금 잼버리 등으로 매우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문화예술은 예년의 부진을 딛고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결국 대내외적으로 어려웠지만, 내면적으로 감추어져 있던 문화예술의 바깥 활동도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우리의 생활 속으로 다시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문화예술의 종사자들로만 이루어진 형태에서 벗어나 이제는 관객 중심의 공연이 있게 되고 각종 취미 오락 등의 생활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하다.
전북지역은 전북예총을 비롯한 민간단체들의 순수한 예술문화의 작품활동과 함께 이를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와 산하기관들의 공개적인 지원활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올해 초에 있었던 대부분의 지원활동 결정이 마무리되면서 올해 봄부터 실질적인 문화예술의 각종 장르가 우리 생활에 투영되면서 다시 살아나는 문화의 첨병이 삶으로 들어오고 있다.
전북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계획하고 있는 수많은 각종 지역축제에서 음악이라는 장르는 빠질 수 없는 전가의 보도일 것이다. 음악을 통한 소리의 예술은 그것이 대중음악이든 서양음악이든 소중한 삶의 매개체이다.
이번 달 민간단체의 가장 큰 행사인 전북예총의 ‘제62회 전라예술제’가 전북 김제에서 화려한 예술문화의 꽃을 피울 것이다. 이번 축제 역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공연예술의 백미일 것이다.
개막식 공연은 문인들이 주류를 이루지만 이 역시 음악의 배경이 뒷받침하여 큰 성과를 이룰 것이며 전북지역 13개 예총의 공연 대부분은 음악공연이 주류를 이루어 전라예술제의 화려한 이미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때마침 올 초에 선정되었던 무대지원사업중에 전주를 배경으로 하는 창작 음악극인 ‘칸타타 천년 전주의 개황’이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펼쳐진다.
빅브라더스챔버싱어즈가 주최하면서 1년여를 준비한 창작 음악극으로 음사랑챔버오케스트라와 벨라보스합창단 및 소프라노 김아름, 김지수와 테너 윤호중과 정수균 그리고 바리톤 김동식과 김정렬 등이 참가하면서 대단원의 전주 천년을 표현하게 된다.
노랫말에 작곡가 이예은과 이하경이 음악극을 창작하면서 지역사회인 전주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전주에서는 드물게 창작곡에 대한 편곡을 작곡가 이형로가 맡아 챔버오케스트라의 악기별 특성도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전북지역에서 창작곡에 대한 새로운 시작이 펼쳐지고 있다. 전주지역에 소재하는 작곡가들이 모여 전주작곡가협회를 설립하고 첫 번째 창립 연주회로 ‘선율이 있는 아름다운 꿈의 세계’라는 주제어로 작곡가 9명이 함께 참여하여 지역사회의 창작 음악에 관한 시작을 알렸다.
이날 전주작곡가협회 회원들의 첫 번째 창작곡 발표회는 어린이용 동요에서부터 한국 가곡과 실내악 등 다양한 형태의 창작곡이 연주되었고 도내 유명 연주자들인 성악가와 기악연주자들이 참여하면서 더불어 할 수 있는 음악의 창작곡에 대한 상호 협의와 조화를 이룬 음악회였다.
또한 지난 7월 말에는 전북도립국악원이 주관한 ‘진경’이라는 작품이 군산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예술감독과 안무에 이혜경 씨가 주관하면서 국악이라는 소리 음악의 틀 안에 무용단이 무대에 올려지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액을 불리치고 좋은 날로 향하다’라는 주제어의 진경(進慶)은 전북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대규모 공연으로 화려한 무대와 출연자들이 예술의 혼을 불러일으키는 정제된 무대연출로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고 수준 높은 춤과 음악으로 전북의 새로운 예술 감성에 대한 지속가능한 문화산업의 한 줄기였다.
이제 전북지역의 문화예술은 다시 도약을 넘어 미래를 위해 신나고 즐거운 일상을 위해 부푼 꿈을 가지고 있다. 전북도내 주요 도시의 문화예술 공연장은 대부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각종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2023년 전북지역 한여름 밤의 음악 축제는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더 섬세하면서 신선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에 새로운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전북지역은 그동안 수도권과 견주어 전혀 뒤지지 않을 예술창작과 부단한 미래의 문화환경에 대한 줄기찬 노력이 예술인들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래야 전북의 문화예술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본 칼럼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비평활성화 지원금으로 기고되었습니다>
/이경로 문화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