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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유십이 미신불사 – 尙有十二 微臣不死

원균은 칠천량 해전에서 판옥선 134척과 거북선 3척 수군 1만 7천을 보유한 조선 최대 병력으로 겨우 세키부네 왜선 60척을 보유한 일본군을 맞이하여 판옥선 122척과 거북선 3척이 침몰하고 수군이 궤멸하는 참패를 당하였다. 수적 우세와 오만이 부른 참극이었다. 문재인은 180석의 의원과 절대 다수의 자치단체장 권력을 갖고도 자신이 임명한 일개 깡패 검사 한 놈에게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빼앗긴 것’이 아니라 ‘내준 것’이다. 새롭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을 때 혹자는 이런 말을 했다. ‘5년만 참자, 군사정권 30년도 참았는데 그깟 5년~,’
나는 그들의 정국 인식이 너무나 안이하고 단순하다는 생각을 했다. 미스터 션샤인의 명대사 “빼앗긴 것은 다시 찾아올 수 있지만, 내어준 것은 결코 다시 찾을 수 없다”라는 말이 아니더라도 누가 어떻게 저들의 전횡을 막고 정권을 되찾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속으로 참담하였다. 어쩌면 5년이 아니라 10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불길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속설에 ‘절대 동업은 하지 말라’고들 한다. 일할 때는 ‘일의 논리’가 있는 법이다. 사람이 좋다고 해서 성격 좋은 사람과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성격은 다소 거칠어도 일을 할 때는 일을 할 줄 아는 사람, 즉 업무에 성과를 낼 줄 아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재명이 당하는 검찰수사는 과연 그의 개인 비리 때문일까? 그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아니었더라면 가짜뉴스와 허위제보로 만들어진 대장동이라는 증거가 없는 사건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윤석열의 대권 경쟁 상대만 아니었더라면 300회가 넘는 압수 수색과 꼬리를 무는 먼지 털기 식의 별건 수사와 정치보복은 없었을 것이다.
자당의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을 하는 상황에서 당론에 반하는 이탈표가 무려 30건 가까이 나왔다. 이들 수박들의 목표는 윤석열의 검찰 독재에 맞서 목숨 건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당권을 장악하여 자신들의 정치생명만을 연장하고자 하는 데 있다. 자당 대표가 정치보복으로 구속되어 정치생명이 끝나든 말든, 단식으로 육신의 생명이 위독하든 말든 오직 자신의 정치 권력 연장에만 집착할 뿐이다. 허울뿐인 동지라는 탈을 쓴 내부의 적에 불과하다. 아렌트가 경고한 ‘악의 평범성’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나는 단 한 번도 공개적으로 이재명을 지지한 적이 없다. 그저 어쩔 수 없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을 뿐이다. 이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에게 고언을 드린다. 이낙연 계열로 분류되는 수박들과 결별하라. 무엇보다 먼저 문재인의 국정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는 그와 같은 전철을 되밟지 않을 것을 사죄하라. 문재인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이재명의 민주당임을 천명하라.
그리고 분당이든 창당이든 새로 시작하라. 한 줌도 안 되는 문재인의 졸개들에게 더 이상 휘둘리지 마라. 그들은 창당할 능력도 탈당하여 독자적으로 각자도생할 능력도 없는 정치 철새에 불과하다. 물론 정치가 대화와 타협의 기술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지금의 검찰 독재는 전시에 준하는 상황이다. 점잖은 말 몇 마디로 위트와 유머가 통하는 낭만적 정치 시대가 아니다. ‘뺄셈 정치’니 ‘역풍’이니 운운하는 자들에게 더 이상의 미련과 희망을 버려야 한다. 설사 수박과 연대하여 정권을 잡았다 한들 지분 요구로 분탕질할 것이 뻔한 보여주기식 쇼 윈도우 부부처럼 무니 만 진보인 문재인 시즌 2에 불과한 권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천하의 ‘DJ’와 ‘YS’도 결국엔 각자도생으로 정권을 잡았다. 문재인과 수박들을 과감히 버리고 차라리 재야와 시민단체들과 연대하라. 반윤석열과 비문재인의 모든 세력과 연합하여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한다.
죽어야 산다. 이순신은 자신을 죽임으로 나라를 살렸다. 마지막 딱 한 번, 죽을 힘을 다해 그를 응원하고 싶다. 
“아직 민주당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있고, 이재명은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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