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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국이 벌써 떨기 시작했다. 요즘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도널드 트럼프가 조 바이든을 누르고 미국 대통령으로 다시 뽑힐 것 같다. 공화당 내부에 트럼프의 앞길을 가로막을 만큼 큰 재목이 존재하지 않는다. 바이든 현 대통령은 나이도 워낙 많은 데다 재선을 정당화할 뚜렷한 업적도 없다.
유럽 여러 나라는 미국의 정세를 파악하고, 지난봄부터 트럼프의 귀환을 대비하고 있다. 각국 외교관들이 앞을 다투어 트럼프 진영과 접촉하는 중이다. 특히 독일 정부는 2016년에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퍽 애를 쓴다. 그 당시 독일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무시했다가 크게 한방 얻어맞았다. 그 뒤에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유럽은 미국과의 관계를 복원하였다. 그러나 트럼프의 백악관 귀환 가능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어, 유럽은 다시 공포에 떤다. 특히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독일의 걱정이 크다.
독일 정부 내에서 미국과 협력 관계를 담당하는 관리는 미하엘 링크이다. 지난 4월에 <슈피겔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트럼프가 만약 재선에 성공한다면 훨씬 더 자기 마음대로 세계를 뒤흔들 것으로 예측하였다, 전보다도 더욱더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세계 각국에 어려움을 떠안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다. 그럼 어떠한 대안이 있을까. 지난 수개월 동안 유럽 각국의 동향을 살펴보면 다음의 세 가지 대안이 눈에 띈다.
첫째, 그들은 미국의 행정부 및 입법부와 접촉 빈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상원의원들과 돈독한 관계를 형성해, 자국에 불리한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것 같다. 둘째, 이번 기회에 유럽의 체질을 개선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유럽의 자립성을 기르는 한편, 남아메리카 및 아프리카 여러 나라와 동맹 관계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들린다. 셋째,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의 강대국은 여차하면 트럼프와 노골적으로 대립할 태세도 갖추고 있다. 만일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에 매달려 국제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면, 그들은 트럼프의 반대세력으로서 자신의 위상을 높일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 것이며, 세계는 한층 더 다극화될 전망이다.
다음의 여섯 가지 사항으로 유럽 각국의 논의가 집중되고 있다. 첫째, 트럼프가 대통령에 다시 선출된다면 기후 협약에 관한 미국 정부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번 임기 때 미국의 환경보호 정책을 100개도 넘게 철회하였다. 환경을 지키려는 시도는 없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였다. 심지어 환경보호국(EPA)을 기후재앙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맡겨 조직 자체를 무너뜨렸다. 트럼프 정권이 재출범하면, 미국은 즉각적으로 국제 기후펀드에서 탈퇴할 것이다. 미국의 재정지원이 사라진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국제사회는 기후위기에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참으로 상상하기도 끔찍한 일이다.
둘째,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무역전쟁의 격화이다. 2018년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이 생산한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였다. 그러자 유럽연합도 미국산 청바지, 위스키 및 땅콩버터 등에 관세를 인상하는 등 무역 전쟁을 벌였다. 후임자인 바이든 대통령도 큰 틀에서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구하고 있어, 유럽연합과 미국의 무역 갈등은 해소되지 못하였다. 그런데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어찌 될 것인가. 유럽의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두 번째 임기인 만큼 트럼프는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이 보호주의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이다.
셋째,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미국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까? 유럽의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트럼프는 무능하고 정책도 일관적이지 못해,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과거에 트럼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부당한 정치적 압력을 행사에 금리를 낮추도록 했다. 또, 원칙도 없이 미국의 국가부채를 키웠다. 그는 경제정책마저도 즉흥적으로 결정해 전문가들의 불신을 샀다. 이러한 악습을 그가 과연 청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