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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여조 광풍 소멸 후 조국당 태풍 왔다(2)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경제를 파탄에 빠뜨렸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법치주의를 짓밟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심조차 없다. 국내외 행사의 기본 의전을 지키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산만하다.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말만 한다. 취임한지 2년이 되었는데도 실력이 하나도 늘지 않았다. 인간적 매력이라고 할 만한 게 있는 것도 아니다. 윤석열은 3관왕 대통령이다. 무능하기로는 박근혜를 이기고 사악하기로는 이명박을 앞지르며 기괴하기로는 전두환을 능가한다. 바닥을 기는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다수 국민이 윤석열 정부의 정책과 통치 방식뿐만 아니라 윤석열이라는 인간 그 자체를 거부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이 승패를 결정한다. 전선은 경부선 라인 동쪽으로 한 뼘 이동해 있다. 한강과 대전은 평온하지만 낙동강 벨트에는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쏟아질 것이다.
작년 가을 이후 정치평론가들의 애착인형은 소위 제3지대 신당이었다. 실제로는 어찌 되었는가?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다. 시끄럽기만 했지 나온 게 없다. 저마다의 이유로 거대 양당을 뛰쳐나온 정치인들이 여러 신당을 만들었지만 다 망했다. 변화는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 조국혁신당 바람이다. 그 정당은 출범 보름 만에 비례대표 투표 3파전 구도를 만들었다. 조국당의 과제는 무엇인가. 민주당은 앞장서기 어렵지만 그 민주당원들이 간절히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다. 그게 무엇인가? 검찰독재정권의 조기 종식이다. 조국당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윤석열한동훈과 정치검사들의 음습한 과거사를 폭로한다. 민주주의와 법치를 파괴하는 윤석열 정권의 행태를 가차 없이 비판한다. ‘3년은 너무 길다는 슬로건을 들고 임기가 끝나기 전에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리자고 공공연하게 주장한다. 이런 정당을 누가 가장 먼저 지지했는가? 전투적 자유주의자 또는 진보 리버럴이다. 그들은 민주당에 속해 있거나 선거 때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중도 진보 성향인 민주당에서 다수파가 되지는 못한다. 2002년 노사모와 개혁당 당원, 2004년 열린우리당 기간당원, 2010년 국민참여당 지지자, 2019년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의 시민들이다. 그들이 조국당을 비례투표 지지율 10퍼센트로 만들었다. 여기에 검찰독재 청산이라는 과제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중도층 또는 무당층 시민들이 가세하자 조국당 비례투표 지지율은 20퍼센트 선을 넘었다. 조국당은 진보의 언어와 진보의 프레임으로 중도를 포섭하고 있다. 얼마나 더 커질지는 모르겠으나 금방 꺼질 거품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졌다.
조국당은 장마철에 발생한 소형 태풍이다. 검찰독재정권의 조기 종식이라는 선명한 이슈를 내걸고 빠른 속도로 다가와 전선을 강화하고 동쪽으로 밀어냈다. 태풍의 눈은 당 대표 조국이다. ‘조국당의 조국조국사태의 조국과 같은 사람이다. 그런데 미디어에서 보는 그는 예전과 완전히 달라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무력화하려고 조국과 가족을 사냥했다. 그것은 선거를 통한 권력 획득으로 이어진 검찰 쿠데타의 첫 단계였다. 아내와 아이들이 인질로 잡히자 조국은 고개를 숙이고 목소리를 낮추어야 했다. 끝없이 추궁당하고 끝없이 비난받았다. 그때마다 거듭 해명하고 거듭 사과했다. 아내를 돌보러 교도소를 드나들었다. 학위를 취소당한 딸과 아들을 보듬었다. 그 자신도 법정에 끌려 다닌 끝에 실형 선고를 받았다. 대학에서 파면당했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 즉시 교도소에 들어가야 한다.
인간 조국은 더 떨어질 곳이 없는 밑바닥에서 창당의 깃발을 들고 세상에 나타났다. ‘조국당의 조국은 수비만 하던 조국사태의 조국과 달리 공격 본능을 터뜨렸다. 고개를 바로 세우고 목소리를 반 톤 올려 윤석열한동훈의 거짓말과 비리와 범죄 혐의를 조목조목 추궁한다. 대중은 그의 내면에 그런 모습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공격수 조국을 발견한 것이다.
얼마가 남았는지 모를 자유의 시간에, 조국은 자기 자신을 남김없이 불태울 것이다. 어떤 운명이 그를 기다리는지, 그가 불탄 자리에 무엇이 남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있다. 인간 조국을 태풍의 눈으로 삼아 탄생한 조국당은 정체하고 있던 전선의 서쪽에 추가적인 에너지를 전달했다. 힘을 키운 반윤석열 진영은 중도층을 끌어들여 전선을 한 걸음 더 동쪽으로 밀어냈다. 조국당은 총선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22대 국회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조국을 보면서 영화 <레옹><글래디에이터>를 떠올린다. 우리는 지금 자신에게 소중한 모든 것을 한꺼번에 빼앗긴 남자의 고통과 몸부림을 보고 있다. 인간 조국은 민주공화국의 공적 가치를 복원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존재의 자격을 확인하려 한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과 검찰 권력을 상대로 인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전투를 치르고 있다. 결말이 어떠하든 무슨 상관인가. 사회적 사망선고를 받았던 한 남자가 스스로 일어나 자신을 되살렸다. 그에게 주어진 부활의 시간이 길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은 듯하다. 나는 인간 조국을, 조국을 아끼는 나를 미리 위로한다. “그 시간이 짧으면 또 어떤가. 아름다움은 본래 찰나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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