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사단장, 작년 대통령 여름 휴가지 방문했었다(2)
박정훈 대령에 대한 구속 시도와 기소는 “육사와 검사의 합작품”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용산 일원에 떠도는 모양은 분명 심상치 않다. 특유의 엘리트 의식으로 뭉친 이들은 윤 대통령의 의중을 간파하고 해병대 수사단을 초토화하는 데 누구보다 신속했다. 작년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사흘 간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 발표를 저지하고 경북경찰청으로부터 사건 기록을 회수하였으며 박 대령을 항명 수괴로 입건하는 데 결집력을 과시한 이들은 지금도 윤 대통령을 방탄하는 호위대를 자임하고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왜 그토록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비호하는지, 그 내막은 아직 베일에 가려 있다. 정확한 이유를 모른 상태에서도 신속하게 사법절차를 먼저 밟음으로써 “충성은 행동으로”라는 구호를 몸으로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이들조차 알지 못하는 윤 대통령과 임 전 사단장의 관계는 과연 무엇일까? 재작년 포항 일원에서의 폭우 사태와 작년 7월의 경북 예천의 폭우로 인한 산사태 현장을 방문한 적 있는 윤 대통령은 해병 1사단이 상륙돌격장갑차를 동원하여 현장을 수습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이 정도 이유만으로도 윤 대통령이 임성근 해병 1사단장을 보호하려는 마음이 있었다는 걸 이해할 수 있다고 쳐도 사건 기록을 무리하게 회수하고 박 대령을 처벌하는 수준으로까지 한참 나간 데에는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여기에 아직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정황이 하나 더 있다. 경북경찰청으로부터 군검찰이 이첩된 서류를 회수하던 작년 8월 2일. 전북의 세계 잼버리 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 내외는 행사 직후에 거제도에 있는 대통령 휴가지인 저도로 휴가를 떠났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대통령 휴가 기간 중에 휴가지 외곽 경비를 해병 1사단의 신속 대응 중대가 맡았다는 점이다. 이전에도 해병대가 대통령 휴가지의 외곽 경비를 맡은 적이 있지만 해병 정예부대를 특별히 경비부대로 편성하여 대통령 휴가 기간에 출동시킨 것은 이례적이다. 이 당시 해병 1사단은 채 상병 사망으로 인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를 받던 뒤숭숭한 상태였다. 대통령은 휴가 기간 첫날부터 만찬장에서 술판을 벌였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인사는 “김건희 여사의 웃음소리가 컸다”고 증언한다. 대통령의 격노로 처벌을 면하고 보직해임을 기다리며 관저에 대기하던 7월 말을 이종섭 장관의 특별명령(?)으로 사후에 휴가로 처리하는 은덕을 입은 임 사단장은 공교롭게도 대통령 휴가를 경비하는 중책까지 맡게 된 셈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