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윤석열은 미국의 지지나 허락이 없이는 북한과 전쟁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것을 역으로 해석하면 윤석열이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의도적으로 고조시키면서 북한과의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국의 비호나 지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급속히 추락하는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동아시아에서 북한과 중국을 적대시하는 군사행동의 수위를 계속 높이면서 정세를 전쟁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윤석열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북한과의 군사적 대결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간이 더 커졌을 것이다. 아무튼 북한의 2번째 오물풍선 살포가 있자마자 윤석열 정권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려는 모습은 적어도 미국이 윤석열의 위험한 행동을 제지하지 않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윤석열 폭주의 뒷배경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김정은은 작년 12월 26일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었다”라고 선언했다. 북한은 지난 70여 년간 유지해오던 대남정책을 180도 뒤집었다. 즉 북한은 한국전쟁 이후부터 작년까지는 대화와 협상에 의한 평화통일(80년대 이후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을 대남정책의 근간으로 삼아왔지만 올해에는 기존의 대남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한국을 동족이 아닌 교전 중인 적대국으로 규정한 것이다. 북한이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한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과거에 북한은 남과 북 사이의 갈등이나 군사적 충돌을 평화통일을 지향해나가는 동족 사이에서 발생하는 우여곡절로 여겼다. 쉽게 말해 그런 것들이 동족 간의 군사적 충돌로 비화하는 것을 꺼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북한은 남과 북 사이의 갈등이나 군사적 충돌을 적대국의 도발 혹은 주권침해 행위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과거에 북한은 서해에서의 NLL을 둘러싼 갈등을 가능한 한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이제부터는 국경선 침범행위로 간주하여 자위권을 행사하겠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한국을 교전 중인 적대국으로 규정–실제로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단지 휴전 상태에 있을 뿐이다–했다는 것은 한국의 전단 살포나 대북확성기 방송, NLL 수호를 위한 군사행동 등에 대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강력한 대응을 할 것임을 의미한다. 바로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윤석열 정권은 대북전단 살포를 방조 혹은 암묵적으로 지원했다. 윤석열 정권은 입만 열면 ‘즉강끝(즉시, 강력히, 끝까지)’을 외쳐왔고 일선 부대들에 갈 때마다 ‘선조치, 후보고’를 하라고 독려했다. 한 마디로 공격을 받는다 싶으면 위에다 보고하지 말고 즉시, 알아서 공격하라고 부추긴 것이다. 이 때문에 한반도는 현장 지휘관의 판단과 대응에 의해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런 사전작업을 마친 다음에 대북전단이 살포되거나 대북확성기 방송이 재개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탈북자 박상학이 대북전단을 살포한 지 15일이 지난 5월 25일, 북한의 국방성 부상은 담화를 통해 공중정탐 행위, 삐라살포 행위, 해상국경선 침범행위(북한의 해상국경선과 NLL은 다르다. 따라서 남쪽의 입장에서는 국경선 침범이 아닐지라도 북한은 그것을 국경선 침범으로 간주할 수 있다)를 지목하면서 삐라 살포에는 똑같이 맞대응할 것이고, 해상국경선 침범행위에는 자위권을 행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5월 31일에 조선중앙통신사 논평은 공중정탐 행위를 계속하면 “예측치 못할 재난만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방성 부상이 콕 집어서 문제시한 3가지 모두에 대해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국방성 담화 3일 후 북한은 남쪽으로 오물풍선 3500여 개를 날려보냈다. 다행히도 6월 2일에 북한은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으므로 오물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면서 만일 남쪽이 다시 대북전단을 살포하면 맞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만일 윤석열이 더 이상의 사태 악화나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면 이 시점에서 추가적인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혹은 미국)의 묵인 혹은 지원 아래 박상학은 6월 6일에 다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 북한이 예고한 대로 오물풍선으로 대응하자 윤석열 정권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남(윤석열 정권)과 북의 강대강 대결의 수위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그 끝은 전쟁이다. 윤석열 정권은 노골적으로, 의도적으로 국민들을 전쟁의 불길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윤석열이 권좌에 있는 한 전쟁은 피할 수 없다. 하루빨리 윤석열을 탄핵해 전쟁을 막아야만 한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