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해병 사건, 밝히려는 자와 덮으려는 자(1)
지난 7월 4일에 고위공직자수사처(이하 공수처)에서 벌어진 일은 어떤 소설가의 상상력도 미치지 못할 만큼 극적이다. 한 공익 제보자가 그날 오전 과천에 있는 공수처 제4부의 A 검사실로 들어갔다. 이 제보자는 작년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주범인 블랙펄인베스트 이종호 대표가 임성근 전 해병 1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해 권력층에 로비한 정황을 A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진술했다. 조사 도중 휴식 시간에 제보자는 수사관들끼리 오가는 이상한 대화를 듣게 되었다. “이렇게 압력을 넣으면 어떻게 수사하라는 거냐”는 말이 들렸다. 영 느낌이 이상했다. 이날 조사는 10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와 제보자 간에 이루어진 녹취록도 증거 자료로 전달되었다. 목요일에 이루어진 공익 제보는 이제껏 논란이 되어 온 채 해병 사망사건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중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종호 대표는 녹취록에서 임 전 사단장을 해병대 출신의 4성 장군으로 만들기 위해 채 해병 사망사건 수사로부터 구명을 하고, 더 나아가 자신이 곧 이루어질 국방부 장관 인사에까지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수사와 인사에 대한 이런 개입은 VIP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건데 최근 이 대표는 언론에 자신이 말한 VIP는 김건희 여사를 뜻한다고 말했다. 공익 제보자에 대한 조사는 순조롭게 끝났다. 이 당시 언론은 6월에 공개된 해병대 예비역의 골프 모임 단톡방에 등장하는 이종호 대표에 대해 연일 대서특필했다. 세간의 관심은 온통 임성근과 이종호 두 사람의 관계였다. 어쩌면 이 제보가 채 해병 사망 수사에 대한 로비와 외압의 실체를 밝힐 단서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보가 있고 나서 이틀 정도 지난 시점에 채 해병 변호인들에게 한 법조인이 제보자를 조사한 공수처의 A 검사가 다름 아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이종호 대표를 변호한 인물이라고 알려 왔다. 법원행정처를 통해 이를 확인한 변호인들은 이 법조인의 제보가 사실이었다는 점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공익 제보 당시에 공수처의 2인자인 차장이 공석이어서 공수처 2부장인 B 검사가 차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었다. 통상 차장 검사가 담당 검사에게 배당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차장 직무대행인 B 검사 역시 이종호 대표의 변호인이었다. 게다가 A 검사와 B 검사는 모두 중앙지검 출신이다. 이 중 한 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1과장 시절에 검사로 근무한 인연까지 있다. 공수처 25명의 검사 중에서 이종호 대표 변호인 출신은 이 두 명밖에 없다. 이를 언론에 제보하여 취재가 진행되자 그제야 공수처는 A 검사 스스로 공익 제보 사건에 대해 “직무를 회피하였다”며 수사팀과 지휘·보고 라인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공익 제보자가 이종호 대표가 연루된 의혹에 대해 제보하였는데, 담당 검사를 배정한 자, 제보를 받은 자가 과거 이종호 대표의 변호사였다는 점이 우연의 일치라면 누가 그 말을 믿을까? 공수처는 A 검사가 사전에 제보 내용을 몰랐고, 조사를 하다가 그 내용을 알게 되어 회피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 해명도 믿기 어렵다. 공익 제보를 신청한 시기는 지난 7월 1일, jtbc가 ’멋쟁해병‘으로 알려진 카톡방 대화방을 공개한 지 엿새나 지난 시점이다. jtbc 보도가 있던 그날 필자는 아침에 MBC 유튜브에 출연하여 “곧 공익 제보가 있을 것이며, 이 제보는 채 해병 사건의 성격을 바꿀 중요한 내용”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공익 제보자 공수처 진술은 카톡방 보도 이후 아흐레가 지난 4일에야 이루어졌다. 모든 언론이 이종호 대표가 참여한 카톡방 대화와 관련된 내용이 공수처에 제보되는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시점이었다. 사건의 당사자도 아닌 필자가 공중파 방송에서도 말한 내용을 공수처만 몰라서 이종호 대표의 전 변호인에게 제보 사건을 배당했다는 걸 믿으라는 건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여 용기를 낸 제보자가 심한 모욕감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그 제보자는 채 해병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던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종호 씨의 해명은 더 이상하다. 당시 채 해병 변호인들은 어렵게 이루어진 공익 제보가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자 몇 개의 녹취 파일을 언론에 공개하였다. 여기서 임성근 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해 “VIP에 풀어놓았다” 등 VIP를 언급하는 대목이 몇 차례 등장하는데 이 대표는 “VIP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라고 주장하며 김건희 여사와의 연결을 차단하려 했다. 이 어설픈 해명이 의혹을 더 확산시키자 다시 이종호 대표는 “VIP는 김건희 여사”라고 시인하면서도 자신이 말한 내용은 대부분 “허풍이었다”고 더 이상한 해명을 내놓았다.<계속> 본 칼럼은 시민언론 민들레에 기 게재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지난 7월 4일에 고위공직자수사처(이하 공수처)에서 벌어진 일은 어떤 소설가의 상상력도 미치지 못할 만큼 극적이다. 한 공익 제보자가 그날 오전 과천에 있는 공수처 제4부의 A 검사실로 들어갔다. 이 제보자는 작년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주범인 블랙펄인베스트 이종호 대표가 임성근 전 해병 1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해 권력층에 로비한 정황을 A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진술했다. 조사 도중 휴식 시간에 제보자는 수사관들끼리 오가는 이상한 대화를 듣게 되었다. “이렇게 압력을 넣으면 어떻게 수사하라는 거냐”는 말이 들렸다. 영 느낌이 이상했다. 이날 조사는 10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와 제보자 간에 이루어진 녹취록도 증거 자료로 전달되었다. 목요일에 이루어진 공익 제보는 이제껏 논란이 되어 온 채 해병 사망사건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중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종호 대표는 녹취록에서 임 전 사단장을 해병대 출신의 4성 장군으로 만들기 위해 채 해병 사망사건 수사로부터 구명을 하고, 더 나아가 자신이 곧 이루어질 국방부 장관 인사에까지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수사와 인사에 대한 이런 개입은 VIP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건데 최근 이 대표는 언론에 자신이 말한 VIP는 김건희 여사를 뜻한다고 말했다. 공익 제보자에 대한 조사는 순조롭게 끝났다. 이 당시 언론은 6월에 공개된 해병대 예비역의 골프 모임 단톡방에 등장하는 이종호 대표에 대해 연일 대서특필했다. 세간의 관심은 온통 임성근과 이종호 두 사람의 관계였다. 어쩌면 이 제보가 채 해병 사망 수사에 대한 로비와 외압의 실체를 밝힐 단서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보가 있고 나서 이틀 정도 지난 시점에 채 해병 변호인들에게 한 법조인이 제보자를 조사한 공수처의 A 검사가 다름 아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이종호 대표를 변호한 인물이라고 알려 왔다. 법원행정처를 통해 이를 확인한 변호인들은 이 법조인의 제보가 사실이었다는 점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공익 제보 당시에 공수처의 2인자인 차장이 공석이어서 공수처 2부장인 B 검사가 차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었다. 통상 차장 검사가 담당 검사에게 배당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차장 직무대행인 B 검사 역시 이종호 대표의 변호인이었다. 게다가 A 검사와 B 검사는 모두 중앙지검 출신이다. 이 중 한 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1과장 시절에 검사로 근무한 인연까지 있다. 공수처 25명의 검사 중에서 이종호 대표 변호인 출신은 이 두 명밖에 없다. 이를 언론에 제보하여 취재가 진행되자 그제야 공수처는 A 검사 스스로 공익 제보 사건에 대해 “직무를 회피하였다”며 수사팀과 지휘·보고 라인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공익 제보자가 이종호 대표가 연루된 의혹에 대해 제보하였는데, 담당 검사를 배정한 자, 제보를 받은 자가 과거 이종호 대표의 변호사였다는 점이 우연의 일치라면 누가 그 말을 믿을까? 공수처는 A 검사가 사전에 제보 내용을 몰랐고, 조사를 하다가 그 내용을 알게 되어 회피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 해명도 믿기 어렵다. 공익 제보를 신청한 시기는 지난 7월 1일, jtbc가 ’멋쟁해병‘으로 알려진 카톡방 대화방을 공개한 지 엿새나 지난 시점이다. jtbc 보도가 있던 그날 필자는 아침에 MBC 유튜브에 출연하여 “곧 공익 제보가 있을 것이며, 이 제보는 채 해병 사건의 성격을 바꿀 중요한 내용”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공익 제보자 공수처 진술은 카톡방 보도 이후 아흐레가 지난 4일에야 이루어졌다. 모든 언론이 이종호 대표가 참여한 카톡방 대화와 관련된 내용이 공수처에 제보되는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시점이었다. 사건의 당사자도 아닌 필자가 공중파 방송에서도 말한 내용을 공수처만 몰라서 이종호 대표의 전 변호인에게 제보 사건을 배당했다는 걸 믿으라는 건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여 용기를 낸 제보자가 심한 모욕감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그 제보자는 채 해병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던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종호 씨의 해명은 더 이상하다. 당시 채 해병 변호인들은 어렵게 이루어진 공익 제보가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자 몇 개의 녹취 파일을 언론에 공개하였다. 여기서 임성근 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해 “VIP에 풀어놓았다” 등 VIP를 언급하는 대목이 몇 차례 등장하는데 이 대표는 “VIP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라고 주장하며 김건희 여사와의 연결을 차단하려 했다. 이 어설픈 해명이 의혹을 더 확산시키자 다시 이종호 대표는 “VIP는 김건희 여사”라고 시인하면서도 자신이 말한 내용은 대부분 “허풍이었다”고 더 이상한 해명을 내놓았다.<계속> 본 칼럼은 시민언론 민들레에 기 게재된 내용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