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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21세기 초에 이렇게 박살날 줄 몰랐다. 별별 기괴한 일들을 경험했지만 이런 ‘악질 종합판’은 처음 본다. 거짓말 거짓말… 오죽하면 이명박 박근혜 시절을 그리워할 정도다. 태생부터 오늘까지 이런 사기꾼은 기형적인 한국 사회 산물인가. 나라가 거대한 정신병동으로 가기 일보직전이다. 이런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면 이 정권은 이미 끝난 거 아닌가 싶다. 꼬리가 길면 결국 잡힌다. 부도덕한 행위든 법으로 금지된 행위든 해서는 안 되는 짓을 계속하면 결국 꼬리를 잡히게 된다.
위기에서 벗어나는 최선의 방법은 정직이다. 거짓으로 일단 위기를 모면하고 보자고 꾀를 부리다간 거짓이 거짓을 낳는 거짓의 무한 루프에 갇힌다. 명태균과 윤 대통령 부부의 커넥션이나 김대남 후폭풍에 대처하는 걸 보면, 용산 대통령실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것 같다. 일개 시민이 최고 권력 기관인 대통령 부부를 협박하는 데도 대응을 못하고 전전긍긍이다. 한 달이 되도록 꿀 먹은 벙어리 행세를 하며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가 변명만 늘어놓더니 고작 내놓은 공식 입장은 무성의하기 짝이 없다. 의혹의 핵심과 본질에 대해서는 해명은 아예 없고 그나마 내놓은 해명도 거짓이라는 반박이 잇따른다. 무능해서 그런 건지 뻔뻔해서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건지, 엊그제 윤 대통령은 “국민 이길 권력은 없다”고 했다는데 그 말이 진심이라면 이러지는 않겠다.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일개 범부인데, 닭이 치킨이 될 수도 봉황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모임에 동석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정치판 관행으로 보면 공천탈락 한 김영선은 공기업사장 자리 받고, 명태균은 계속 삥 뜯으면 되겠다. 그런데 무엇이 그렇게 억울해서 동네방네 떠들고 다닐까.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공이 그만큼 크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대놓고 협박을 하는 건 그만큼 김건희 사이비 정권의 기강이 무너졌다는 의미다. 국정난맥, 민생파탄, 아래로 책임 떠넘기기, 지지율 하락 속에서 책임감을 갖고 일할 공직자가 누가 있겠나. 김대남, 명태균 다음에는 또 누가 나올까. 보수언론조차 사설이나 칼럼을 통해 시중에 떠도는 유언비어("김 여사가 수석들 보는데서 대통령에게 민망한 언행을 했다" 등등)를 가감없이 보도하는 마당이니 나온 김에 몇 가지 더 추가해 보자.
"퇴근하면 윤석열은 술먹고 곯아떨어지고 김건희가 윤의 핸드폰 붙잡고 온갖 짓을 한다. 최재영 목사가 김건희 만났을 때, 내가 남북문제에 나서보려고 한다, 차기 대통령은 내가 한다고 했다···" 믿고 싶지 않다. 그냥 설마 그럴리가! 라고 해두자.
사실이라면 이건 누가 보아도 심각한 국정농단이다. 국민에게 선출되지 않는 대통령 부인이 무슨 근거와 자격으로 이런 말을 내뱉는가. 생생한 녹음파일이 공개되는 데도 그토록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검찰은 뭐하고 있는가. 김건희는 브로커를 끼고 온갖 인사와 공천에 관여해서 그나마도 부실한 여권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채상병 사건을 정실에 얽매여 엉망으로 처리하는 바람에 군의 군기와 사기를 짓밟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덮으려고 발버둥을 치면서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재명에게는 티끌을 찾아 태산으로 부풀려 기소하면서 대통령 부부는 태산 같은 비리와 거짓말이 있어도 외면해서야 되겠는가. 굳이 모든 사안에 대해 수사를 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가급적이면 정치 영역에서는 사사건건 수사가 개입해선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기소를 하려거든 공평하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검찰을 포함한 모든 공직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정직이다. 높은 지위에 오른 공직자일수록 그렇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했고 일류 대학을 나오고 법을 달달 외운다고 해도 국민을 대하는 태도나 마음이 사악하거나 불합리, 불공정, 몰상식, 정직하지 못하면 재앙이 된다. 좋은 머리를 나쁘게 쓰면 그만한 재앙이 있겠는가.
의료 문제로 눈을 돌려 보자. 지난 2월, 4월 총선을 앞두고 촉발된 의정 갈등은 해결은 커녕 꼬일 대로 꼬여 의료 붕괴라는 말까지 나돈다. 윤석열 정부는 실력이 없으면 가만이나 있지 사악한 의도로 밀어붙이다 엉뚱하게도 의료대란만 초래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요즘 나라의 인재들은 모조리 의대입시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민은 허탈하고 불안하고 화가 난다. 인화성 물질이 거리에 깔려 있는 것 같다. 뭔가 계기가 생기면 거리가 폭발적으로 불타오를 것이다. 국민 여론을 무시하면 윤석열 부부는 비참한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그때, 우리 국민은 한동훈과 국민의힘도 함께 단두대에 올리라고 아우성을 칠 수 있다. 그런 사태는 막아야 한다. 어떻게 막나, 한동훈과 국민의힘이 먼저 윤석열 부부를 버려야 한다. 한동훈과 국민의힘이 윤석열 부부의 공범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 부부와 함께 단두대에 끌려 올라가는 운명을 피할 수 있다. 재건의 실마리라도 남겨야 할 것 아닌가. 모조리 태워 버리고 잿더미 위에서 새로 시작하는 게 나을까. 매우 심난한 요즘이다. 세월이 하 수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