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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 자리에서 “앞으로 부부싸움을 좀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이에 힘을 주며 말했다. 기자가 논란을 빚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부적절하고 신중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묻는 데 대한 답변의 첫마디였다. 그럴까? 윤석열이 김건희와 부부싸움을 할 처지일까?
얼마 전 민주당이 공개한 명태균 녹취록으로 아직도 세상이 떠들썩하다. 윤석열의 생생한 육성녹음이 준 충격도 상당했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명태균의 말을 접하면서 더 큰 충격을 받았을 것 같다.
“지 마누라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 일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 이렇게 아침에, 어, 이래 놀라셔가지고 전화오게끔 만드는 게, 이게 오빠, 이거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 거야?’… 안 한 거야. 그리고 마누라 앞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 (명태균 녹취록, 2022년 6월 15일)
이 녹취록에 의하면 김건희가 윤석열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지시했는데, 윤석열이 그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명태균의 항의를 받자 김건희는 자기가 시킨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으니 ‘너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윤석열을 혼내고 있다. 그리고 윤석열은 그런 김건희한테 화를 내거나 항변을 하기는커녕 변명하기에 급급하다. 김건희와 윤석열 간의 관계는 윤석열이 평범한 남편이 아닌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논외로 하더라도 평등한 성인 간의 관계가 아닌 전형적인 지배-피지배 관계이다. 한마디로 김건희가 윤석열을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관계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어머니로부터도 사랑받지 못한 것 아닌가?
사실 수년 전부터 김건희가 윤석열을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말이 세간에 떠돌았지만 꽤 많은 사람이 “설마?” 했는데, 이번의 녹취록 공개로 그런 의혹이 사실임이 확인되었다. 사람들은 명문대를 졸업한 뒤 검사가 되고, 검찰총장을 거쳐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까지 오른 엘리트 중의 엘리트가 평범한 일반인에 불과한 김건희한테 지배당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어할 수 있다. 그러나 심리적 지배는 사회적 지위, 권력, 재산 같은 통속적인 기준이나 조건들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 그것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배를 당하는 사람의 심리적 취약성, 그리고 그것을 파고들어 이용하는 지배자의 사악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김건희-윤석열 관계를 고려해 보면 윤석열은 단지 아버지만이 아니라 이성 부모인 어머니로부터도 온전한 사랑과 지지를 받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부모에게 사랑과 지지를 충분히 받은 자식은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높고 대인관계 능력이 우수한 편이다.
그런데 연애의 경우에는 동성 부모보다는 이성 부모와의 관계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아버지와의 관계는 무난했지만 어머니로부터 사랑과 지지를 받지 못한 아들은 남성들과의 관계에서는 별 문제가 없지만 여성들과의 관계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할 수 있다. 윤석열이 아버지와의 관계가 원만치 못했다는 것은 그가 권위주의적 성격자가 된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윤석열은 어머니 관계에서도 문제가 많았던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김건희 같은 여성과 결혼하지도, 그녀에게 심리적으로 지배당하지도 않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찍이 여성에 대한 자신감을 결여한 윤석열은 여성들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거나 싫어할 것이라는 믿음 혹은 두려움(여성공포증)을 가지고 있었고, 깡패 사교술에만 익숙했던 윤석열은 여성들과의 대인관계에서는 매우 무능했을 것이다. 이런 윤석열에게 김건희는 하늘에서 내려온 구원의 동아줄 내지는 선녀였을 것이다. 두 사람 간의 관계는 그 시작부터 평등한 성인 간의 관계가 아니었다.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는 원래 남편이 자기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아내를 미치광이로 몰아가는 연극에서 유래했다. 은밀한 학대와 착취의 한 유형인 가스라이팅이란, 상대의 자기통제력과 판단력 – 진실과 허위, 옳고 그름 등을 판단하는 능력 - 등을 장악하여, 상대가 자신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복종하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공개된 김건희의 녹취록 등을 고려해볼 때 그녀는 윤석열을 계속 비난함으로써 그가 자기 자신을 불신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스라이팅은 둘의 연애, 정확히 말하자면 김건희가 윤석열을 찍어서 포획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오랜 기간 지속되었을 것이다.
가스라이팅을 당하면 피해자는 자신의 판단력이나 자기통제력을 의심 – 이것이 가스라이팅의 주요 목적이다 - 하게 된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자기 머리로는 천지분간,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는 바보가 된다는 것이다. 장기간에 걸쳐 가스라이팅을 당한 사람은 단지 자신의 판단력이나 자기통제력을 의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존감과 자신감 등을 완전히 상실한 ‘자기 불신자’가 됨으로써 가스라이팅 가해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복종하게 된다여자가 좋아하겠니?”, “나처럼 어리고 예쁜 여자가 너와 결혼해주는 걸 영광으로 알아라”, “내가 널 버리면 그 어떤 여자도 너를 거들떠보지 않을 거야”라는 등의 말을 반복했을 것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