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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친위 쿠테타로 들끓는 종교계

2023년 9월 5일 출범한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한 범불교시국회의’ 참여자들은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로 내모는 어떠한 정책도 반대하며, 독재자 윤석열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정법의 칼을 들고 분연히 맞선다고 선언했다. 통치자의 법이 바르지 못하면 백성들 모두가 괴로움을 받는다고 부처는 말했다.

2024년 12월 3일 <범불교시국회의 긴급 성명서>는 대통령 윤석열에게 즉각 계엄령을 해제하고 동시에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12월 5일 실천불교승가회와 야단법석승가회는 내란 사범 윤석열과 그 수하들을 당장 체포하고 민주주의와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자고 선언했다. 1980년 10월 27일 전두환 계엄사령부가 전국 사찰의 법당을 군화발로 짓밟고 수많은 스님들을 끌고 갔던 치욕은 불교계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2024년 7월 18일 개신교 목회자 1004인은 "하나님의 정의 가리는 윤석열, 당장 물러나라" 요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무시한다면 하나님과 국민으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2월 5일 윤석열 퇴진을 위한 1만 그리스도인 선언자들은 “먼저 우리의 허물과 죄에 대해 통절하게 회개하고 고백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제 그만 내려오시오"라고 말했다. 한국 민주주의는 윤석열의 불장난으로 무너질 만큼 취약하지 않으며, 윤석열이 저지른 퇴행적 역사를 한순간에 정리할 결정적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평화의 왕 예수의 탄생과 더불어 패역한 헤롯 왕이 종말을 맞이한 진실은 결코 옛이야기가 아니다. 사악한 윤석열 정권의 시간은 이제 끝났다. 

11월 28일 천주교 사제 1466인이 발표한 시국선언은 대통령 윤석열 씨를 ‘거짓의 사람’ ‘어둠의 사람’ ‘폭력의 사람’ ‘분열의 사람’으로 규정했다. 힘없는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하느님을 조롱하고, 하느님 나라를 거부하고 있으니 어떤 이유로도 윤석열을 용납할 수 없고, 버젓이 세례 받은 천주교인이라고 드러냈지만 악한 표양만 늘어놓으니, 교회로서도 무거운 매를 들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12월 4일 이용훈 주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명의의 입장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큼 중대하고 시급한 사안이었는지 그리고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물었다.

같은 날 13개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는 공동선언문에서 대통령 탄핵을 조속히 진행시켜 줄 것을 국회에 요구하고, 헌법재판소에 송부되는 그날부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심판해 줄 것을 헌법재판소에 요청하고, 윤석열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불교, 개신교, 가톨릭 모두 윤석열에게 ‘아니오’ 선언을 했다. 윤석열의 행동이나 말은 부처의 행동이나 말에서 거리가 멀고, 예수의 행동이나 말과도 관계 없다. 2014년 8월 14일 청와대에서 열렸던 한국 정부 공직자들과 외교단과의 만남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계속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연설한 바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윤석열의 패악질을 어떻게 생각할까.

헌법이 규정한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계엄령으로 시민의 기본권을 위협했고, 국회를 해산하려 했던 12월 3일 비상계엄은 명백한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 내란을 저지른 사람이 여전히 대통령직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가 곧 헌정 중단이다. 대통령 아닌 다른 사람이 대통령의 국정을 대신하는 것은 위헌이고 국정 농단이다. 탄핵은 헌정 중단이 아니라 헌정 질서 회복이다. 탄핵이 정답이다. 국회는 탄핵 소추안을 조속히 재발의하고 통과시켜라. 국민의힘 당은 내란 주범을 감싸지 말고, 탄핵 대열에 동참하라.

12월 9일 ‘언론장악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비상시국회의’는 “언론인 여러분, 역사의 죄인 말고 ‘역사의 증인’이 되어 주십시오” 제하 성명은 지금의 내란 정국에서 언론인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자세에 대해 이야기했다.

1. 친위 쿠데타를 통한 내란을 다루면서 객관·중립이라는 허상에 빠지지 말고 범죄의 본질을 파헤치는 데 주력해 주십시오.
2. 진영논리와 자사 이기주의에 휘둘려 사건의 본질을 외면함으로써 여론을 호도하지 말아 주십시오.
3. 정파의 관점이 아니라 반드시 시민의 관점,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취재와 보도를 해 주십시오.

이 말씀은 종교계 언론에도 해당된다. 종교계 언론은 역사의 구경꾼이 아니라 ‘역사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 스님, 목사, 신부를 비롯한 종교인은 ‘역사의 진실한 증인’이 되어야 한다. 영화 보듯이, 야구 구경하듯이 역사를 물끄러미 바라볼 수는 없다. 불쌍한 백성이 고통으로 죽어가는데, 커피를 마시며 한가하게 종교 토론을 할 수는 없다.

불의한 세상에서 나 혼자 깨달음을 추구하거나 천국 가겠다고 노력하는 사람은 어서 정신병원부터 가보아야 한다.윤석열 탄핵을 요구하는 선언과 기도회가 전국의 여러 교회와 성당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현수막이 많은 교회와 성당에 내걸리고 있다. 안산시 나라장로교회 송하규 목사는 탄핵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고 알렸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국회의사당이나 서울시청 근처에 있는 절, 교회, 성당은 탄핵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화장실이라도 개방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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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시민언론 민들레에 기 게재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외부원고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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