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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겨낼 수 있습니다, 모두들 힘냅시다!

전국 119구급대가 임무를 끝내고 소속 근무지역으로 돌아가고 간다는 기사를 보며 대구로 지원했던 그 날이 떠오른다. 라디오 너머로 들리는 ‘코로나19 확진자 다수 발생으로 인력 부족 심각’이라는 앵커의 목소리를 들으며 출근길에 올랐다.

센터에 도착을 하니 때마침 대구로 갈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었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누군가가 가야 한다면 내가 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망설임 없이 지원하게 됐다.

서둘러 준비를 해 일요일 오전 10시쯤 대구 톨게이트를 진입할 때 도로에 차가 거의 보이지가 않아 대구에 온 것이 실감이 났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구급차들과 여러 동료들을 보니 반갑고도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주요 임무는 코로나 확진을 받고 집에서 격리 중인 환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이었다. 대구 직원들에게 임무에 대한 안내를 받고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긴장으로 가슴이 벅찼던 첫 출동할 때가 생각난다. 왕복 4시간 이상 걸리는 생활치료센터까지 다녀오느라 방호복이 땀으로 흥건히 젖을 정도로 힘이 들었지만 보람 있는 일이었다.

이송하던 중에 50대 어르신 한 분이 “소방관님 참 고맙습니다. 참 좋은 일 하십니다. 식사는 잘 챙겨 드시는지요. 저는 코로나를 조심한다고 했는데 어디서 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억울하고 속상합니다. 생활치료센터에서 잘 치료받고 얼른나아서 저도 봉사하러 오고 싶습니다”라고 말씀하셨던 일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조심한다고 해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릴 수 있는 것이 우리 온 국민의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 공감이 됐고, 이렇게 국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새삼 뿌듯한 순간이었다. 파견 중간 중간 대구시민들이 간식이나 마스크 등을 후원해주셔서 감사하고 마음까지 따뜻했던 일도 떠오른다.

대구에 다녀온 후에는 코로나 관련 뉴스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격리 해제된 환자가 많아졌다는 소식에 이송해드렸던 어르신이 떠오르기도 한다. 대구시민들과 온 국민들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함께 실천하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나갔으면 좋겠다. 모두들 힘냅시다! 파이팅 대한민국!

/효자119안전센터 소방위 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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